내 방의 책장은 거의 포화상태.전공서적과 여행, 사회과학, 문학, 과학 분야의 책들 그리고 어린시절 앨범, 필름 파일박스, 고교 시절 교지 등이 질서없이 꽂혀 책장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조금 전, 문득 떠오른 어떤 책을 꺼내보려니 눈에 띄질 않아 거실 책장을 한참 구석구석 들여다 봤다. 가족들 독서 취향이 제각각인데다가, 삼남매 모두 전공이 특이(?)해서인지,책장이 다채롭다. '이건 누가 샀지?' 싶은 책들도 간간이 눈에 띄고.그 가운데, 왠만한 고전 희곡집들은 거의 다 있다는 점이 한가지 특징. 다양한 책들이 집에 있으니 그만큼 접근이 쉬워, 읽게 될 확률도 높을 것 같은데 찬찬히 들여다보니 나는 내가 산 책이 아니면 거의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아무튼, 어느덧 각자의 인생 경험이 조금..
또 한 사람의 자살 소식을 접했다.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라고 인사를 주고받는 이 크리스마스에, 누군가는 절망 속에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요 며칠새 몇번째인지... 어디 그 뿐이겠는가. 한국사회에서 자살로 사망하는 사람은 연간 1만5천여명. 자살로 신고되지 않는 경우까지 3배정도로 본다면 4만5천. WHO에서는, 실제로 자살시도하는 사람의 수를 자살로 인한 사망건수의 20배로 추정한다고한다. 고로, 우리나라에서 매년 약 90만명이 자살을 시도한다는 것. 최근 어느 정신과선생님에게 들은 이야기다. 미쳤다. 끔찍한 사회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하는걸까... 정권교체가 되었다한들, 희망을 가질수 있었던 걸까. 이래저래 우울한 연말이다.
조선소 파견 첫날. 오늘 아침 처음으로 방문했던 대조립 공장의 현장 사무실에는 '동종업계 중대재해 보고'라는 문서가 게시되어있었다.지난달 말, 이 지역의 다른 조선소에서 LPG가스 폭발로 2명 사망, 9명 부상.올해만 해도 이 조선소에서도 세 분이 돌아가셨다고 한다. 어디론가 수출될 커다란 배, 자동화되어 척척 만들어지지 않는다.그 곳곳에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조선업계 세계 1위인 한국 - 그건 숱한 노동자들의 목숨값과 맞바꾼 것인지도. 학생 때 다른 조선소에 이미 가봤던지라 조선소의 풍경 자체가 낯설지는 않다.일하다 죽을 수도 있는 곳이라는 느낌도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 다만 지금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이건 아마 나와 가까운 사람들 중에서도 아는 사람이 몇 없을 거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면서, 졸업하고나면 극단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꽤 유명한 곳인데, 이젠 극단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을만큼 오래전 일이 되었다. 그냥 어렴풋이 생각만 했던게 아니라, 꽤 현실적인 부분까지도 고민했었고, 정말 다른 선택항이 없었다면 아마 그렇게 되었을 지도 모를만큼 가까이 갔었다. 그 시기에, 극단 홈페이지에 가보니, 때마침 신입단원 모집공고가 나있길래 지원서 양식도 다운받아놓고, 관계자에게 지원과 관련한 문의 메일도 보냈었다. 답장을 받았는데,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그래서 여전히 기억하는 한마디는, '오는 사람 안 막는다'는 말.ㅎㅎ 벌써 그게... 9년전쯤? 그 후로 가끔 그 때가 생각..
아침 저녁으로 바람이 쌀쌀하다. 어느덧 10월 중순. 한동안 바쁘게 지내다보면 이미 겨울이 코앞에 와있을 것이라는 걸 안다. 10월이 지나면 우리 의국의 두 4년차 선생님은 이제 전문의 시험을 준비하러 '들어가신다'. 공식적으로는 내년 1월에 있을 전문의 시험이 끝날 때까지 더 이상 출근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병원마다, 과마다 4년차가 언제까지 출근을 하느냐는 차이가 있는데 우리 의국은 10월까지. 4년차 선생님들과 의국에서 아웅다웅(?)할 날들도 이제 얼마 안남았다. 2년 차이가 각별(?)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정말 그런걸까, 선생님들과 은근 미운정 고운정이 들어서인지, 다음달이면 늘상 그래왔던것처럼 얼굴을 보지 못할거라 생각하니 벌써 서운하다. 한편으로는, 내가 곧 3년차가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당원이 된지 올해로 11년째(!). (우와 @_@)빈칸을 채워넣은 탈당신고서 파일이 일주일 넘도록 드롭박스 폴더에 저장되어있다.의국에서 출력해서 친필서명을 하고 스캔해서 보내야하는데, 출근 후에는 막상 다른 일에 우선순위가 밀려 퇴근하고나서야 다시 생각나기 때문이다. 3일전엔가, 전화 두 통을 받았다. 지금 진행중인 당 대선후보 선출 선거에서 모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는 전화였다. (그 중 한 통은 대학선배였고.)당의 혁신을 위해, 진보정당의 희망을 위해 그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내용을 듣고나서, 나는 곧 탈당할 예정이라고 이야기했다.그런데 그 두 사람의 멘트가 신기하리만큼 똑같았다. (어쩌면 당연한거지만.)요지는, 자신도 탈당을 고민하기도 했었지만, 지금으로서는 다른 대안이 없지 ..
예상치 못한 선물 같았던 연휴도 이렇게 끝. 이틀간은 집에서 가족들과 추석맞이를 하며 명절다운, 아니 휴일처럼 보냈고, 나머지 기간엔... 일을 하긴 했지만, 밀도있게 하지 못해서 이 시간에 깨어있다.-_- 그렇다고 화끈하게 논 것도 아니고.영 만족스럽지 않다.이래갖곤 주말까지 영 힘들것 같다. 새벽2시부터 나얼이 심야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사실을 얼마전에 알게됐는데그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는 요조가 이어서 한다는 걸 좀 전에 알았다. 요조 팬은 아닌데 노래부를 때 목소리와는 좀 느낌이 다른, 꾸밈없고 담담한 목소리, 이 시간에 꽤 괜찮다. 내일이 일요일이라면 5시까지 들을텐데. 아쉽다. 4시간후쯤이면 난 자동차 공장을 향해 버스를 타고 가는 중일 것이다.그래야만하기 때문에, 오늘은 이만... :)
10월 3일. 개천절이다. 헉! 10월 3일이라니. 이렇게 써놓고보니 갑자기 마음이 좀 더 다급해지긴 하는군! 바짝 달려들어서 어서 마무리지어야할 일이 있는데 집중이 안된다.벌써 잠들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깨어있기는 하다. 이 시간까지 깨어있는데 배가 고프지 않을리 없다. 생각해보니 오늘 저녁에 밥 안먹고 베이글 하나로 떼웠다는 걸 떠올리고는, 방금 두유를 가져와서 빨대 꽂았다.ㅎㅎ 9월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뜨거운 열기가 서서히, 그러다 어느 순간 기분좋게 서늘한 공기로 바뀌는 그 미묘함을 한껏 즐기고 싶었는데그럴 여유도 없이 벌써 10월이 되었다. 그냥, 아침에 출근, 저녁에 퇴근하고 주말에는 마음놓고 아침잠 자고 싶다. -> 아, 이거 정말 써놓고 보니 지극히 인간적이고 소박한 바램이지만, 팍팍한 현..
heart-warming
#1 누구에게나, 어느 시기에라도 휴가는 기다려지는 것이겠지만, 인턴 때의 여름휴가만큼이나 이번 휴가는 내게 절실했다. 원래 계획보다 앞당겨 7월에 다녀오라는 주위의 권유를 뿌리치고 그냥 7월내내 이렇다할 휴식없이 끙끙거리다가 (여름 휴가를 너무 일찍 다녀오면 남은 여름이 너무 괴롭다는 나의 지론에 따라...-_-) 결국 1주 앞당겨 다녀왔다. 호도협 산사태로 쿤밍행 포기.충청도 모처에서 보내려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가고, 결국집에서 엄마가 해주시는 밥 먹고, 동네 산책이나 하면서 뒹굴뒹굴할 생각이었는데. 휴가가 끝난 지금 돌이켜보니 일주일간 단 하루도 집에서 편히 쉰 날이 없다. 하지만, 다음달부터는 (별 일 없으면) 주말은 온전한 내 것이 되므로 후회는 없다. 휴가의 시작을 심포지움 참석으로 상큼하게 ..
며칠 전 두결한장을 봤다. 언제부턴가 트위터에서 김조광수 감독을 팔로우하고 있었는데 첫 장편영화로 '유쾌발랄한 퀴어영화'를 만든다고 해서 개봉을 기다리고 있던 차였다. '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을 거치면서 웃기도 하고 눈물도 뺐지만,예상했던대로, 영화는 '해피엔딩'이었고 유쾌한 마음으로 극장을 나섰다. 솔직히, 짜임새있게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는 생각하진 않는다. 소재 자체의 '특수성'에서 일단 먹고 들어간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동성애를 주제로 즐겁고 유쾌한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 그들의 문화를 깨알같이 보여준다는 점에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동성애자들이 폭넓게 공감할수 있을만큼 얼마나 현실감있는건지는 아직 확인안됨...^^;) 앞으로 이런 영화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많은..
아오아오- 짜증!!! -_- 나 여간해서는 짜증 잘 안내는데... 이노므 역학조사 결과 - 일회적인 작업환경 측정 결과가 낮게 나왔으니 관련성 없다고 들이미는 것들. 너무 싫다싫다싫다!!! ㅠㅠ 일단 공부를 더 해야되긴 하겠는데, 공부를 더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서 더욱 답답.난 어쨌든 지금, 아는 것도, 경험도, 위치도 일천한 2년차일 뿐인것이지. ㄱㅈㅊㅌㅅ 쓰다가 짜증 나서 여기에 화풀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하고 외치는 것과 비슷한 거다... 우씌
당직날.이제 일주일에 두번씩 당직설 날도 두 달 밖에 안남았다. (하지만 이제 곧 일주일 연당이 다가오고 있다는 ;;) - 그건, 2년차 절반이 지나갔다는 뜻이기도. 바쁜 시기에는 이 시간에 모든 의국원이 일하고 있을 때도 종종 있는데, 오늘은 7시즈음까지 나랑 스터디를 하던 동기를 빼곤 전부 칼퇴근. 혼자 늦은 저녁을 먹고 올라와 브로콜리 너마저를 들으며 텅빈 의국을 지키고 있는데 문득, 쓸 쓸 하 다 오늘은 의국에 나말고 누군가 있었으면. ... 최근 며칠 나를 괴롭히던 소견서를 마무리지어볼까.
알리오올리오를 만들겠다고 생각한지 최소 두 달쯤은 된 것 같은데 드디어 어제 퇴근하는 길에 파스타 면을 사왔다.레시피는 초간단한데, 마늘 껍질 까서 써는 것부터 영 설게 느껴졌다. 생각해보니, 자취생활 끝내고 서울에 온 이후 이렇다할만한 요리를 한 기억이 없다. (아, 몇 달전에 잔치국수 했었구나ㅎ) 전날 밤샜다는 동생을 깨워 함께 먹었다. 맛은... 할라피뇨 없었으면 어쩔 뻔.ㅎㅎ 음, 올리브유가 아닌 포도씨유를 써서 그런거라고 생각한다. (동생은 동의하지 않았다.)면이 절반이상 남았으니 다음번엔 올리브유를...:D 오- 이런 요리 포스팅 묘하게 재미있네. 사실, 요리하는 과정을 사진찍으려는 시도는 여러번 해봤지만 늘 도중에 포기하고 그냥 요리에 집중.ㅎ
1 "누가 청부과학자이고, 정의과학자인지 선을 그을 필요는 없습니다. 우린 누구를 청부과학자라고 규정짓지 않았고 누구도 정의과학자라고 나서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이 연구회 본연의 목적일 겁니다" "여기있는 모든 분들이 알고 있는 사실관계에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업무상 질병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뿐입니다" 무엇이 다른지, 그 차이를 명확히 알수 있었던 자리이기도 했고, 동시에, 결국 연구회의 방향이 어디를 향해야하는지,마찬가지로 직업환경의학 의사로서 무엇을 바라보아야하는지, 다시 생각해보고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자리였다.관점이 다를지언정 결국 '반도체,전자산업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노동할 권리'를 위해 기여해야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그렇게 하려고 만들어진 ..
중학교 시절에 대한 좋은 기억이 별로 없다.3년간 반장이었으면서도 지금까지 연락하며 지내는 중학교 친구가 한 명도 없다는 건 비극이다. (물론, 지금 어떻게 지내고있는지 궁금하고 만나보고싶은 친구는 한두명 있지만.)특히, 마음맞는 친구가 같은 반에 한 명도 없었던 3학년때엔 수업 마치자마자 혼자 버스 정류장으로 달려갔던 기억. 중3 어느날엔가 담임선생님한테 불려가 학생부 교무실에서 맞았던 기억. -_- 그나마 다행이었던것은 1,2학년 때 '좋은 선생님' 두 분을 담임으로 만났던 것.중2 때 담임선생님이셨던 박미자 선생님은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되었다가 몇년만에 복직된 첫 해에 우리 반을 맡으셨다고한다. 학기초, 학부모 모임에 다녀오신 엄마로부터 담임선생님의 이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물론 그 땐 전..
간만에 여유로웠던 금요일 저녁. 몇가지 선택항이 있었지만몸도 마음도 피곤해서, 그냥 일찍 집에 가서 널브러져 있을 참이었다. 친구가 '불금엔 사케??'라는 제목으로 페북에 올린 사진의 '좋아요'를 누르고 1분만에 걸려온 전화.나는 30분만에 양재에서 낙성대로 날아갔다ㅎㅎ 낙성대에서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난 적은 한번도 없었다.낙성대에 있다길래 매우 생뚱맞다고 생각했는데, 물론 거기엔 이유가 있었다. 캐쥬얼하고 아기자기한 와인바 '혼자 노는 양'에서 사케와 진토닉.간만에 깔깔깔, 유쾌했던 어제 저녁.
힘내요 ^ㅡ^/
대학원 첫 학기. 아무리 시원찮은 수업도 안 듣는것보다는 귀담아 들어두면 어쨌든 내게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이번 학기 수업들은 내게 지식전달 면에서도, 동기부여 면에서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출석은 챙기고있으나 학생으로서는 전혀 충실하지 못하고, 그래서 수업은 더욱 내게 쓸모가 없어지고... 이런 악순환이 두 달간 이어지고 있다. 이런 악순환으로부터 비롯된 회의감으로 나는 휴학을 고민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오로지 그 이유때문만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급역학 수업 중 4월 첫 2주간 전반적인 연구 프로토콜, 디자인에 대한 수업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존스홉킨스에서 박사학위를 받고(강의도 하고) 현재는 국내의 유명한 모 병원에서 일하신다는 젊은 여자 선생님이셨다. 어..
영화 의 초반부에, 하와이에 사는 주인공이 서핑한지 15년이 넘었다고 말하는 나레이션이 나온다. 육지에 사는 사람들이야 많은 이들이 시시때때로 '바다'를 동경하지만, 정작 바다에 접해있는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은, 집에서 바닷가가 가깝거나 직접적으로 관련된 업종에 종사하지 않는 이상 특별히 다를 것은 없다. 그곳이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하와이'라고 해도, 그 곳에서 사는 대개의 사람들은 바다와 무관한 그들의 일상을 이어간다. ('작은 어촌 마을'이라면 좀 다를 수도 있겠다ㅎ) 내가 부산에서 지낸 기간에도 물론 그랬었다. 처음 부산에 가서, 처음 해운대에 갔을 때야, 한눈에 들어오는 아기자기한 해안선과 파도 소리에 감탄했었지만 당연하게도 나의 일상은 바다와 거리가 멀었다. 집에서 걸어서 10분거리였..
- Total
- Today
- Yesterday
- 영화
- 혼자 떠난 여행
- pentax me-super
- 인턴
- 의사
- 열매
- 인도
- 인도여행
- 전시회
- 사진
- social epidemiology
- 임신
- nikon coolpix p4
- 동영상
- 꼴까따
- 사회역학
- 출산
- 여행
- Agfacolor 200
- 갠지스강
- 추천음악
- 친구
- 사진전
- Varanasi
- Kolkata
- Pentax K200D
- 직업환경의학
- 브로콜리 너마저
- 기억
- 바라나시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