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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두결한장을 봤다.

언제부턴가 트위터에서 김조광수 감독을 팔로우하고 있었는데

첫 장편영화로 '유쾌발랄한 퀴어영화'를 만든다고 해서 개봉을 기다리고 있던 차였다.

 

'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을 거치면서 웃기도 하고 눈물도 뺐지만,

예상했던대로, 영화는 '해피엔딩'이었고 유쾌한 마음으로 극장을 나섰다.


솔직히, 짜임새있게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는 생각하진 않는다. 

소재 자체의 '특수성'에서 일단 먹고 들어간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동성애를 주제로 즐겁고 유쾌한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 그들의 문화를 깨알같이 보여준다는 점에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동성애자들이 폭넓게 공감할수 있을만큼 얼마나 현실감있는건지는 아직 확인안됨...^^;) 앞으로 이런 영화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본다면 '다름'에 대해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좋은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물론, 언제나 그렇듯 어떠한 상황에서도 현실이 영화같지는 않다. 

잘은 몰라도, 성소수자들의 삶 역시 무지개빛만은 아닐테고.(어쩌면 당연하게도.)

동성애자, 양성애자나 트랜스젠더이든, 커밍을 했든 안했든, 어느쪽이든 나름의 고민이 있을거고, 다수의 이성애자들의 삶과는 달리 분명 어려운 문제들에 직면할거라고 짐작할 뿐이다. 성소수자 뿐만이 아니라, 한국사회에서 '소수자'에 대한 시선이 어떤지 어렴풋이 알고 있으니까.


 

스무살 무렵, 여름이었던가...

A가 우리 학교 근처에 놀러왔다며 나를 불러내었고,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내게 이야기했다.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던 A. 나는 덤덤히 받아들였고 우린 함께 웃었다. 그리고는, 다른 주제로 넘어가 평소와 다름없는 대화를 이어갔던 것 같다. 10년도 더 된 그 때의 기억이 여전히 꽤나 생생한 것은, 당시엔 감지하지 못했지만, A의 커밍이 내게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기 때문이었을거다. 그 날 이후, 딱히 동성애에 대한 별 생각이 없던 내가 동성애자에 대해, 그들의 인권에 대해 아주 얕은 수준으로나마 관심을 갖게 되었으니까. 성소수자 인권 운동에 적극 참여하게됐다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그들의 정체성은 존중받아야하고, 그러한 차이로 인해 (그리고 다른 그 어떤 이유에서든)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면 그건 분명히 잘못된 것이며 '인권'의 문제라는 것에 적극 동의하게 되었다. 

 

나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누구나 사랑하는 이들과 행복해지기를 원한다. 그리고 마땅히 그럴 권리가 있다.

내가 아끼는 A도 그의 가족들, 친구들, 직장 동료들 그리고 파트너와 더불어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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