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7일. 고레파니의 롯지에서 묵었던 방 창문으로 멀리 보이는 안나푸르나 남봉(Annapurna South). 그 전날 아침엔 온통 뿌옇게 흐려서 봉우리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는데. 이날 아침을 먹고 짐을 싸면서 창밖 너머 저 봉우리를 자꾸만 쳐다보았던 기억이 난다.ㅎㅎ 겨울휴가를 집에서 보내고 있자니 자꾸 생각이 나네... 그립다. 내년엔 꼭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에 갈테다.(아.. 다른 네팔 여행 사진들은 어디에 뒀더라...)
올해 초에 네팔/히말라야 여행 다녀오고 나서 마음먹었던 한 가지가, 앞으로 어떤 나라를 여행할 때,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하고 의미있는 활동을 한다고 생각하는 운동단체 한 곳에 전체 여행경비의 일정비율을 기부하는 것. 그런데 이번 여름에 태국에 다녀오면서, 스스로 그런 약속을 했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다가 며칠 전에서야 생각이 났다. ^^;직업이 직업이고 관심사도 그렇다보니 아무래도 보건과 관련된 분야를 찾게 된다. 여행에서 돌아온지는 벌써 한달반이나 지났지만 뒤늦게나마 태국의 에이즈 예방이나 노동안전보건과 관련된 활동을 하는 단체를 찾아보고 있는데 쉽지가 않다. 이번엔 늦었지만, 다음부터는 떠나기 전 준비단계에서부터 어느 단체에 어떻게 기부할지 알아보는 것도 포함시킬 생각이다. 그러면서 그 나라에 ..
처음 바라나시에 도착하고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기 시작할 때쯤, 가트에 서서 강가를 바라보니 보트 여러대가 이렇게 줄지어 있었다. 참 뭔가 경건해보이기도 하고, 그런 풍경이 예쁘기도 해서 사진을 찍었다.그런데 그게, 보트업자들이 모두 파업 중이라서 볼 수 있는 풍경이라는 걸 그 땐 상상도 못했다. 바라나시에서 5일인가 머물렀는데 파업은 지속되었고, 결국 보트 투어는 하지 못한 채, 아그라행 기차표를 예매했다. 내가 떠나고 2,3일 정도 바라나시에 더 머물렀다던 친구는 바라나시에서의 마지막날 보트를 탔다고 했다. 아무튼, 바라나시에 다시 가야할 이유가 명백한 셈. ㅎㅎ
창 밖으로 안나푸르나 1봉(8,091m), 안나푸르나 남봉(7,219m)이 잘 보였고, 주인 타라가 오랜 친구처럼 정다웠으며, 무엇보다도 사람들과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었던 따뜻한 난로가 있어 좋았던 고레파니(2,820m)의 롯지. 히말라야 트레킹 3일째 아침, 나는 난롯가에 앉아 삶은 감자와 밀크티를 먹고 있었다. 여행지에서 반드시 한번쯤 물어보거나 듣게 되는 질문은, 당연스럽게도 얼마나 많은 나라에 가봤느냐는 거다. 그때도 옆에 앉아 있던 오스트리아 친구가 내게 불쑥 질문을 던졌다. 감자를 우물거리면서 그 동안 여행했던 곳을 하나씩 차례대로 떠올리며 이야기하다가, 나는 흠칫 놀랐다. 여행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리 많은 곳에 가보지 못했다고 생각해왔는데, 꼽아보니 꽤 여러 곳이었다. 이번 네팔 ..
여행을 앞두고 있을 때, 준비하는 동안 설레임과 즐거움이 점차 고조되다가출발하는 그 순간, 절정에 이른다. 순전히 내 경험에서 비롯된 것인데, 늘 그랬다. 기차를 타고 갈 때는 기차에 올라 자리를 잡고 기차가 움직이기를 기다리기 까지의 그 시간, 비행기를 타고 갈 때는 비행기가 활주로를 내달리는 그 시간. 음.. 사실 이런 이야기를 쓰려고 했던건 아닌데. 이제 제법(?) 경험치가 쌓여서 그런지 딱히 한번에 긴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데도 여행 준비는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산에 오르는 일정이 하이라이트인 여행은 처음이라서 등산용품 몇가지 사느라 인터넷 쇼핑을 좀 많이 하긴 했지만 ㅋㅋ (심지어 내 동생은, 요즘 택배가 너무 많이 와서 경비아저씨께 죄송하다고도 했다. 물론 그 주범은 나다.ㅠㅠ)지난 주에는 가..
대학시절, 동아리 선후배들이 종종 지리산 종주를 다녀오곤 했다. 나는 학교에 6년이나 다녔는데도 늘 이런저런 이유로 한번도 껴보지 못하고 졸업을 해버렸다. 그 후로 주변 학번들 대여섯명이 지리산 종주 간다고 했던 가장 최근이, 2007년? 그쯤이었을거다. 나도 아직 학생이었고 마침 방학 때라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장마철이라 위험할거라는 부모님의 만류로 결국 가지 않았다. 그 때 종주에 나섰던 친구들은 비가 많이 와서 이틀 정도 지리산 어느 산장에 갇혀 있었다. 나로서는 같이 가지 않은게 다행이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꼭 그렇다고만은 할 수 없겠다. 그들은 비가 잦아들고 난 후 무사히 하산했고, 지리산 하면 잊지 못할 추억을 하나 더 추가했을테니까. 어쨌든, 다음 달에 히말라야에 가기로 한 이상 땅만 딛고 지..
영화 의 초반부에, 하와이에 사는 주인공이 서핑한지 15년이 넘었다고 말하는 나레이션이 나온다. 육지에 사는 사람들이야 많은 이들이 시시때때로 '바다'를 동경하지만, 정작 바다에 접해있는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은, 집에서 바닷가가 가깝거나 직접적으로 관련된 업종에 종사하지 않는 이상 특별히 다를 것은 없다. 그곳이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하와이'라고 해도, 그 곳에서 사는 대개의 사람들은 바다와 무관한 그들의 일상을 이어간다. ('작은 어촌 마을'이라면 좀 다를 수도 있겠다ㅎ) 내가 부산에서 지낸 기간에도 물론 그랬었다. 처음 부산에 가서, 처음 해운대에 갔을 때야, 한눈에 들어오는 아기자기한 해안선과 파도 소리에 감탄했었지만 당연하게도 나의 일상은 바다와 거리가 멀었다. 집에서 걸어서 10분거리였..
1. 비자 발급 미얀마대사관에서 직접 발급받거나 비자발급 대행 서비스를 이용한다. 미얀마대사관을 찾아가 직접 비자를 발급받는 과정 또한 여행의 즐거운 묘미가 되겠으나 관련 서류를 맡기는 시간, 비자 발급되고 찾아오는 시간이 정해져있어 방학을 맞이한 학생이 아니고서는 어렵다. 그래서 어쩔수없이 후자를 선택.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여러 곳이 있는데 난 여기를 이용할 생각이다. 필요한 서류 - 여권원본 (6개월이상 잔여 유효기간 필수) - 여권용 사진 2매(3.5x4.5cm): 배경은 반드시 흰색 => 아악 또 사진 찍어야되다니ㅠㅠ - 대사관 소정 신청서 1부 / 미얀마 입국신청서 1부 - 미얀마 왕복항공권 및 체류기간 영문일정표 1부 그리하여 계획은, 이번 금요일 또는 토요일에 사진을 찍는다. => 여기서...
Feb 2008, Suvarnabhumi Airport, Bangkok, Thailand. Nikon Coolpix P4 새벽 1시쯤 델리에서 출발, 방콕을 경유해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완전 녹초가 된 상태로 10시 반에 뜨는 비행기를 기다렸다. 쑤완나품 공항은 인천공항 뺨치게 좋은 공항이었다. 시간은 많이 남았는데 기력이 없었다. 게이트 근처 벤치에서 운동화를 벗고 가방을 베고... 들어누웠던...가? 아님 그냥 앉아서 졸고 있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잠시 만났던 파키스탄 아저씨도 생각난다. 여전히 이렇게 기억이 생생한 것에 비해 시간은 너무나 빨리 흘러버렸다. 맥그로드간지에서 만난 티벳인 친구에게 2년후에 꼭 다시 올거라고 몇 번이나 이야기했었는데 그 2년이 이렇게 빨리 가까워질 줄이야. 어디..
무려 몇 개월만에 다시 시간을 거슬러 2008년 1월의 바라나시. 지은, 정모와 온전히 하루를 보낸 그 날은 내가 바라나시를 떠나기 하루 전 날이었다. 도저히 기차표를 예매하는 일을 직접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서는 바라나시에 계속 머물러 있을 것 같았기 때문에 이틀전엔가 아그라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했고 역시나 바라나시에서의 마지막 밤은 아쉬웠다. 떠나기 전 날, 기차표를 미룰까 하는 생각을 잠시나마 했을 만큼. 사진 찍기 전에 이발사 아저씨와 그의 손님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양해를 먼저 구하고 사진을 찍었다. 내가 찍은 세 장의 사진 중엔 그런 듯한 느낌이 별로 없지만 뷰파인더로 보고 있자니 이발사 아저씨가 어찌나 카메라를 의식하시던지. ㅋㅋ 속으로 자꾸 웃음이 나왔었다. 일부러 그런 모습을 피해 셔..
작년 이맘때 (엔 이미 나는...바라나시에 있었지만.) 인도 여행을 준비하면서 한창 인도여행 인터넷 카페에 들락거리면서 신기했던 것들 중 하나는, 인도에 여행가서 다들 한편이상은 꼭 영화를 보는 분위기라는 거였다. 인도영화엔 대체로 영어자막도 나오나보다, 싶었는데 그건 아닐 것 같았다. 그래서, 정팅때 채팅방에 들어가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 인도영화를 어떻게 봐요? 힌디어를 어떻게 알아듣나요? 영어자막 나오는건 아니라던데... - 힌디어 몰라도 줄거리가 단순해서 대충 다 알 수 있어요ㅋㅋ 그리고 특이한 점은 대부분이 뮤지컬 영화라는 것. 뭔가 중요한 장면이 시작되면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갑자기 등장인물들이 춤추며 노래한단다. 딱히 뮤지컬 영화라고 내세워서 제작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인도의 영화시장은 ..
1 지난 토요일. 오래전부터 생각했던 일이긴 했지만 금정산 아래에서 범어사로 가는 버스를 타면서도 특별한 기대감이나 설레임같은 것은 거의 없었다. (하긴 인도로 가던 날도 무덤덤했는데 하물며...ㅋ) 범어사에 처음 온 것은 아니었지만 하룻밤 묵을 생각으로 일주문을 지나니 느낌이 좀 달랐다. 사천문을 지나고 대웅전 앞마당도 지나, 일정 시작 시간보다 약간 늦었으므로 빠른 걸음으로... 범어사 깊숙이 들어앉은 휴휴정사로 찾아갔다. 다행히 아직 도착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고, 나도 법복을 받아 갈아입고 큰 방에 앉았다. 웅산스님으로부터 사찰예절을 배우는 것으로 일정이 시작되었다. 단전에 두 손을 모으는 '차수'라든지, '합장' '반배' '고두배' 등의 예절과, 예식을 할 때 부르는 기본적인 노래 - '삼귀의..
역시 바라나시에서도 여러 사람들을 만났다. 일단 내가 묵었던 비쉬누의 도미토리에는 베드가 12개정도 있었는데 내가 기억하기로는 10개 정도는 한국인, 일본인 나머지 두 개는 태국, 프랑스 등. 바라나시를 마지막으로 이제 곧 한국으로 돌아가는 수석, 내가 체했던 날 손을 따 주었던 윤경언니, 미싯가루에 대해 엄청난 관심을 보였던 일본인 언니,(얼굴은 생생한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메구카페에서 나에게 'ごちそうさまでした。(잘 먹었습니다)'를 가르쳐주었던 또 다른 일본인 언니, 자전거로 인도를 여행하던 어떤 태국 청년 ... 꼴까따의 파라곤에 묵었던 그리고 메인가트 근처에서 우연히 만나 반갑게 악수했던 그리스 아저씨, 혼자서 벵갈리 토라를 돌아다니던 날, 바라나시에 오게 된 너는 정말 lucky하다고 나에..
다시, 바라나시. 참 이상하다. 사실, 바라나시에서 여행객들이 특별히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만약 좀 더 오래 머문다면 악기나 요가레슨을 받을수도 있겠지만. 바라나시에서 나는 6일간 머물렀다. 사실 3일짼가 4일째 되던날, 주위 사람들에게 오늘은 꼭 기차표를 예매할거라고 떠들어대지 않았다면 기차표 예매를 하루하루 미루다가 일주일이고 열흘이고 좀 더 오랫동안 바라나시에 머물렀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여행 기간이 몇달 쯤 된다면야, 애초에 자세한 루트를 짜지 않은 채로 온 의도대로, 발길따라 마음이 흘러가는대로 길을 가다가 마음에 드는 장소에 얼마든지 오래 머물수 있겠지만 나에겐 시간이 별로 없었으므로 바라나시에서 다섯밤을 지내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만 했다. 내일은 꼭 기차표 가격 좀 알아봐야지, 오늘..
어디론가 여행을 떠난다는 것 - 그 자체는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이지만, 여행지에서도 일상에서의 사소한 행위들이 반복되기 마련이다. 손톱을 깎고, 매니큐어를 새로 바른다든지, 빨래를 하거나, 바지 수선을 맡기는 것 같은. 여행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런 행위를 하게 되는 횟수도 많아지고, 그 여행에 익숙해지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종종 스스로 앞머리 자르는 일도, 한나절 지나면 잊어버릴 흔한 일상이다. 한달넘는 여행기간동안 한번쯤 앞머리를 자르게 될 줄, 사실 예상하진 못했었다. 아마 예상했다면 가위를 가져왔을지도. (물론, 예상했어도 굳이 가위를 가져올 필요는 없다) 한나절 지나면 잊어버릴 것처럼 그저 덤덤하게 앞머리를 자르고 싶었지만! (좀 더 여행자 간지가 날 것 같다. ㅎㅎ) 일..
역사보다, 전통보다, 전설보다 오래된 도시 - 바라나시를 이르는 말이다. 어느날 혼자 벵갈리 토라를 돌아다니다가 만난 어떤 아저씨가 이야기해준 바라나시의 옛날옛적 전설같은 이야기는, 바라나시의 옛이름이 세 개나 된다는 것 말고는 기억이 전혀 나지 않지만 ^^; 어쨌든 바라나시는 대부분의 인도인들(힌두교도)에게 유서깊은 성지임에는 분명하다. 인도에 대해 들어온, 특히 갠지스강가의 풍경, 바로 그 풍경을 볼 수 있는 갠지스강이 있는 오래된 도시. 인도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씩은 거쳐가는 - 바라나시. 한쪽에서는 '죽은 자'들을 불태우는 연기가 끊이지 않고 다른 한편에서는 목욕하거나 빨래하는 '산 자'들의 일상이 펼쳐진다. 그 이야기를 인도에 오기 전, 책에서 읽거나 듣기만 했을 때는 참 꺼림칙하게..
이 뮤직비디오를 볼 때 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 어쩔때는 숨이 멎을 듯이 가슴이 벅차오르는 느낌. 지난 여행이 남긴 후유증 중 한 가지. 후유증이 다만 후유증으로 끝날 것 같지 않아 살짝 걱정스럽다. 학기 초만 해도 지난 여행의 여운이 지독스러울 정도로 가시질 않았다. 이제 일상으로 완전히 돌아와, 임상실습을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 잊혀지나 싶었는데, 여전히. 그것은 내가 마시는 공기의 일부가 되어, 뚜렷하진 않지만 은근히, 조금씩, 앞으로도 쭉- 내 그리움의 대상이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아- 설명하기가 어렵다. 내 언어 표현의 한계가 최근2-3년사이 부쩍 크게 다가온다ㅠㅠ) 아무튼 이 노래, 정말 좋다. 가사도 와닿고 뮤직비디오도 참. 내가 그리는 그런 여행, 딱 그거다. 마치 ..
바라나시에 도착한 첫날, 가짜 비쉬누 게스트하우스에서, 한참동안 눈물을 줄줄 흘리고, 그래서 콧물도 나오고 그래서 휴지를 꺼내 눈물콧물 닦아 내고... 또 눈물이 나와서 엉엉 - 그렇게 울면서 '내가 왜 울고있지?'라고 나 자신에게 반문해보았지만 마땅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도 계속 눈물이 나왔고, 두루마리 휴지를 술술 풀어 연신 눈물을 닦아내야했다. 첫 기차에서 내린 이후 시달림과 피로감도 한가지 이유였겠지만, 아무래도 릭샤 아저씨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가장 컸던것 같다. 비록 가짜 비쉬누 게스트하우스에 나를 데려다주긴했지만 (사실, 그 숙소가 '가짜'라고 말할순 없다. 이름은 정말 비쉬누 게스트하우스였으니까 ^^; 다만 가이드북에 나온 그 유명한 숙소가 아니었을 뿐.) 진심으로 미안해했던 아..
바라나시정션역. 간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였을까, 나는 플랫폼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역 밖으로 나가는 출구가 어딘지 한참이나 헤맸던것 같다. 꼴까따에서 처음 기차를 탈 때는 꽤 긴장했었지만 기차를 타고 달려오는 동안 잠을 푹 잘 수는 없었어도 어느 정도는 긴장이 누그러졌다. 그래서 기차역에서 원하는 숙소까지 별 탈없이(?) 어떻게 무사히 갈 것인가, 하는 것이 걱정스럽긴 했어도, 다른 한편으론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피곤하고 어리버리해보였을 내 얼굴과 비교적(?) 깨끗한 내 커다란 배낭은, 광장에 즐비해있던 릭샤꾼들의 표적이었을 거다.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광장으로 나서기는 커녕 플랫폼에서부터, 그리고 그 플랫폼 사이를 잇는 통로 곳곳에서부터 어디까지 가느냐, 내가 좋은 숙..
내가 필름 카메라를 사랑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것. 여행이 끝나고 한참 후에, 잊을 뻔 했던 그 순간의 기억을 끄집어낸다. 몇년간 몸에 배인 능숙함의 결과물인지 운좋은 우연의 일치인지 모를, 행복한 프레임. 유쾌한 친구들 셋, 그 사이에 꼽사리껴서 함께 꼴리지 스트리트에 갔던 날이었다. 트램을 타고 '그냥' 꼴까따 구경을 하다가 어딘지도 모른채로 '여기좋네'하면서 내렸던 곳. 자인교 사원을 구경하고 나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가야하나, 어떻게 해야하나... 마음이 조금 불안하던 그 때도 우린 '여행자답게' 사진을 찍었었다.ㅎㅎ 한두사람에게 길을 묻자 우리들 주변으로 모여든 십수명의 사람들. 그들 덕분에 우린 무사히 지하철을 타고 파라곤으로 돌아왔다. ^^
첫번째 도시였던 꼴까따에서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것은, 내가 넘어서야할 높은 산처럼 느껴졌다. 낯선 여행지의 식당에서 혼자서 밥을 먹거나, 북적이는 거리에서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릭샤왈라와 1:1로 맞짱뜨거나, 마살라 향이 유난히 강한 어떤 인도 음식에 도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혼자서 열몇시간 밤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는 것은 몇주간의 인도 여행에서 언젠가 한번은 내가 꼭 풀어내야하는 미션이었다. 행선지를 결정하는 것부터, 기차표를 예매하는 것, 어두운 시간에 기차역으로 가는 것, 그리고 기차에서 내 짐을 어떻게 관리할 것이고, 화장실 갈 땐 어찌할 것이며, 외국인여자에 대한 인도남자들의 호기심가득찬 찝적댐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이른 아침 행선지에 도착해서 어떻게 여행자거리로 가야할지... 인도에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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