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 2008, Suvarnabhumi Airport, Bangkok, Thailand. Nikon Coolpix P4 새벽 1시쯤 델리에서 출발, 방콕을 경유해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완전 녹초가 된 상태로 10시 반에 뜨는 비행기를 기다렸다. 쑤완나품 공항은 인천공항 뺨치게 좋은 공항이었다. 시간은 많이 남았는데 기력이 없었다. 게이트 근처 벤치에서 운동화를 벗고 가방을 베고... 들어누웠던...가? 아님 그냥 앉아서 졸고 있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잠시 만났던 파키스탄 아저씨도 생각난다. 여전히 이렇게 기억이 생생한 것에 비해 시간은 너무나 빨리 흘러버렸다. 맥그로드간지에서 만난 티벳인 친구에게 2년후에 꼭 다시 올거라고 몇 번이나 이야기했었는데 그 2년이 이렇게 빨리 가까워질 줄이야. 어디..
보임&문희 - 이들을 만나는 건 거의 습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주말을 맞아 2박3일로 서울에 가거나 그보다 좀 더 길게 가거나, 어쨌든 나는 이들에게 서울로 간다는 사실을 알리고 굳이 만나자는 말을 누가 하지 않아도 '내가 서울에 가면' '셋이서' '만난다' 물론 시간맞추기 어려워서 둘이서 만날 때도 있고, 보임언니와 문희는 서로 회사가 지척에 있어 나보다 더 자주 만나긴 하지만. (그래서 나더러 졸업하면 둘의 회사와 가까운 강북삼성병원으로 오라고 난리.) 셋은 어찌보면 참 다른데 어찌보면 참 닮기도 했다. 나는 철없던 시절에 보임언니와 노천 날개 위에서 수없이 데이트를 했고, 우연히 언니의 비밀을 알게된 적이 있다. 문희에게 나는 '카리스마 넘치는' 선배였고 (지금은 그런 환상이 다 깨졌다네♪) 문희..
서울에 올라갈 때면 올라가는 기차 안에서부터 친구들과 연락해 약속을 잡기 일쑤였는데 이번엔 서울가기 며칠 전에 동생들과 약속을 잡았다. 물론 집에서 셋이 밥을 먹은 적이야 여러번 있지만 진지한 대화가 필요한 시기라는 걸 떠나서 일단 내가 그러고싶어서 내가 먼저 동생들에게 문자를 돌렸다. 수다의 범위는 여기저기를 넘나들었지만 우리의 메인 이슈는 일관되게 막내의 진로에 관한 것이었다. 믿어주어야할지 아니면 뜯어말려야할지 가족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것 같다. 이래저래 걱정이지만 한편으론 아직 말그대로 새파랗게 어린 나이이니만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스스로 한 번 부딪혀보고 직접 깨닫는게 좋겠다는게 내 생각이다. 물론 부모님이 (어쩌면 나에게도 여파가 미치려나? ㅎㅎ) 감당하셔야할 경제적 정신적 부담..
바라나시에 도착한 첫날, 가짜 비쉬누 게스트하우스에서, 한참동안 눈물을 줄줄 흘리고, 그래서 콧물도 나오고 그래서 휴지를 꺼내 눈물콧물 닦아 내고... 또 눈물이 나와서 엉엉 - 그렇게 울면서 '내가 왜 울고있지?'라고 나 자신에게 반문해보았지만 마땅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도 계속 눈물이 나왔고, 두루마리 휴지를 술술 풀어 연신 눈물을 닦아내야했다. 첫 기차에서 내린 이후 시달림과 피로감도 한가지 이유였겠지만, 아무래도 릭샤 아저씨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가장 컸던것 같다. 비록 가짜 비쉬누 게스트하우스에 나를 데려다주긴했지만 (사실, 그 숙소가 '가짜'라고 말할순 없다. 이름은 정말 비쉬누 게스트하우스였으니까 ^^; 다만 가이드북에 나온 그 유명한 숙소가 아니었을 뿐.) 진심으로 미안해했던 아..
바라나시정션역. 간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였을까, 나는 플랫폼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역 밖으로 나가는 출구가 어딘지 한참이나 헤맸던것 같다. 꼴까따에서 처음 기차를 탈 때는 꽤 긴장했었지만 기차를 타고 달려오는 동안 잠을 푹 잘 수는 없었어도 어느 정도는 긴장이 누그러졌다. 그래서 기차역에서 원하는 숙소까지 별 탈없이(?) 어떻게 무사히 갈 것인가, 하는 것이 걱정스럽긴 했어도, 다른 한편으론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피곤하고 어리버리해보였을 내 얼굴과 비교적(?) 깨끗한 내 커다란 배낭은, 광장에 즐비해있던 릭샤꾼들의 표적이었을 거다.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광장으로 나서기는 커녕 플랫폼에서부터, 그리고 그 플랫폼 사이를 잇는 통로 곳곳에서부터 어디까지 가느냐, 내가 좋은 숙..
첫번째 도시였던 꼴까따에서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것은, 내가 넘어서야할 높은 산처럼 느껴졌다. 낯선 여행지의 식당에서 혼자서 밥을 먹거나, 북적이는 거리에서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릭샤왈라와 1:1로 맞짱뜨거나, 마살라 향이 유난히 강한 어떤 인도 음식에 도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혼자서 열몇시간 밤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는 것은 몇주간의 인도 여행에서 언젠가 한번은 내가 꼭 풀어내야하는 미션이었다. 행선지를 결정하는 것부터, 기차표를 예매하는 것, 어두운 시간에 기차역으로 가는 것, 그리고 기차에서 내 짐을 어떻게 관리할 것이고, 화장실 갈 땐 어찌할 것이며, 외국인여자에 대한 인도남자들의 호기심가득찬 찝적댐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이른 아침 행선지에 도착해서 어떻게 여행자거리로 가야할지... 인도에서의..
47번 방에서 이틀밤을 보내고, E언니가 떠나면서 빈침대가 생겨 도미토리로 옮겼다. 밤에 잠을 자는 때말고는 싱글룸에서 혼자 시간을 보낼일이 거의 없긴 했지만 아무래도 그 방은 좀 우울했다. 게다가 그 방을 본 언니들이 '여기에도 방이 있는줄 몰랐다'라고 말했을만큼 1층의 구석진 곳에 있었다. 또 언니들이 혼자 여행할 때는 싱글룸보다 도미토리가 더 좋다고 권해주기도 했다. 내가 들어간 방은 침대가 7개 있었는데, 나를 포함한 한국인 여자 넷, 일본인 남자 셋이 머물고 있었다. 3일간 그 방에 머무는 동안, 나는 한국인 여자들보다도 일본인 남자들과 더 가까워졌다. 그 사람들이 좀 다들 독특하고 재밌어서 이기도 했고... 한국인 여자 둘은, 처음 인사하고 몇마디 나눌 땐 괜찮았는데 그 이후로는 줄곧 나를 좀..
거리로 나섰을 때가 거의 2시.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먼저 먹은 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Melissa가, 가보고 싶은데 있냐고 나에게 물어왔지만 나는 정말 아무런 생각도 계획도 없었으므로 ㅋㅋ 그냥 내키는대로 돌아다니자고 했다. Sudder st.주변을 돌아다니다가 만난 한 미국인 아저씨가 우리에게 한가지 제안을 했다. 그 아저씨도 심심하던 참이었나본데, 지하철을 타고 아무 숫자나 찍은 후 그 숫자만큼의 구간을 이동한 후 무작정 내려보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린 그렇게 하기로 하고 Park st.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처음 타본 꼴까따의 지하철. 생각보단 괜찮았다. 좀 더 지저분하다는 것만 빼면 우리나라의 국철 수준과 비슷한것 같았다. 나는 숫자3을 찍었고 우린 세 정거장 후에 내렸다.(그 미국인 아저..
쑤완나품 공항에서 인도 항공사인 Jet Airways 비행기를 탔다. 서비스 정신 같은 건 아예 없는 것 같다는(그야말로 인도식ㅋ) Indian Airlines와는 달리 Jet Airways는 국제항공사 10위권 들었을 정도로 좋다는 얘기를 들어서 은근 기대됐다. (실제로도 좋았다. 기내식, 엔터테인먼트...) 방콕까지 타이항공으로 올 때는 승객 중 한국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내에 들어서는 순간 움찔하고 놀랐던 것은, 70~80%정도가 인도인이었다는 점. ㅎㅎ (인도 항공사이니까 사실 당연한거다 ^^;) 같은 아시안임에도 불구하고 동남아 사람들과는 달리 나와 확연히 다른 얼굴을 가진 그들 사이에 있으니 정말 낯선 느낌이 들었다. 유럽인, 동양인 여행자들이 몇몇 있긴 했지만 기내에서 거의 뒤쪽 좌석에 ..
첫번째 인도여행 2008.1.11~2.13 인천-방콕-꼴까따-바라나시-아그라-푸쉬카르-우다이뿌르-델리-맥그로드간즈(다람살라)-델리-인천 인도에서 돌아온지 일주일이 지났다.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 처음 외출을 나갔던 날은, 집 근처에서 2500원짜리 테이크아웃 라떼를 마셨는데, '이 돈이면, 100루피. 라씨 10잔 아니면 뗌뚝 두그릇 사먹을 수 있겠다. 도미토리 하루 숙박비를 내고도 남는 돈이네' 라고 나도 모르게 꼽아보고 있었다. 몸은 집으로 돌아왔는데 아직 마음은 돌아오지 못했달까. 이제 부산으로 내려갈 기차표를 예약하고, 지인들과 만나 그간 쌓인 수다를 풀고, 지하철 가판대에서 즐겨보는 주간지를 오랜만에 사서 읽으면서 이제서야 2008년 2월, 서울 혹은 부산에서 살아가는 대학원생으로,나의 일상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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