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여유로웠던 금요일 저녁. 몇가지 선택항이 있었지만몸도 마음도 피곤해서, 그냥 일찍 집에 가서 널브러져 있을 참이었다. 친구가 '불금엔 사케??'라는 제목으로 페북에 올린 사진의 '좋아요'를 누르고 1분만에 걸려온 전화.나는 30분만에 양재에서 낙성대로 날아갔다ㅎㅎ 낙성대에서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난 적은 한번도 없었다.낙성대에 있다길래 매우 생뚱맞다고 생각했는데, 물론 거기엔 이유가 있었다. 캐쥬얼하고 아기자기한 와인바 '혼자 노는 양'에서 사케와 진토닉.간만에 깔깔깔, 유쾌했던 어제 저녁.
며칠전, 오랜만에 재즈를 듣다가, 떠오른 이 곳. 경성대 부근의 꽤 유명한 재즈클럽인 이곳의 이름이 'Monk'라는 걸 생각해내는 데에는 20-30초쯤 걸린것 같다. 자주 가지는 못했어도 내가 무척 좋아했던 곳. 내게 처음 이곳을 알려준 친구와 몇번 갔었다. 그 친구가 떠오르니 바카디151이 생각나고... 조직학 시험 이틀전 밤 12시쯤 학교 부근의 바에서 바카디를 마셨던 일이 떠올라 키득키득 웃음이 나온다. 이런저런 스토리와 함께 결국 데면데면한 사이가 된 그 친구와는 올해 초인가 작년 말쯤 안부 메세지를 주고받았다. 잘 지내고 있겠지? 이제 모든 감정들이 희미해졌나보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부산에 가면 한번 들러야겠다.
작년 2월, 첫 출근을 며칠 앞두고 1년간의 인턴 스케쥴표가 공개되었다. 인턴 근무는 1개월에 1개 과에서 근무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첫 근무는 2월 중순에 시작하므로 40여일간 근무하는것이 보통이다. 그 수많은 과들 중에서 응급실, 신경외과만 아니면 다 괜찮다고 간절히 바랬건만 스케쥴표를 확인하고도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어 그 엑셀파일을 몇번이나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확인했었는지 모른다. 응급의학과! 인턴 첫 달의 응급실은 더더욱 힘들기 때문에 가능하면 현역 남자의사들을 배치한다고 한다는 이야기는 진정 헛소문이었나... 어쨌든, 2010년 2월 18일, 난 부천성모병원 응급의학과로 첫 출근을 했었다. CMC에 속해있는 수도권의 6개병원 가운데 유일하게(아마도?)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없는 곳. 그야..
다섯살에서 여섯살로 넘어가던 즈음이었을거다. 유년의 일부를 보낸 개포동의 모 아파트로 이사온지 얼마안되던 어느날, 아파트 앞에서 놀고 있는 또래 아이들을 엄마와 함께 창밖으로 내려다보다가 엄마 손에 이끌려 그들 앞에 나서게 되었고 그 이후로 그 연년생 자매와 친구가 되었다. 그들과 여전히 친구로 지내진 못하고 이제 사진 속 그 친구들의 얼굴마저 흐릿해졌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친구가 된다는게 그리 쉬울 수 있었다니. 지금도 여전히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여전히, 반올림하면 서른이 되는 나이가 되어서도 여전히, 나는 사람과의 관계가 어렵다. 왜이리도 여전히 서툰 건지. 고등학교 시절에도, 대학교 시절에도 하던 비슷한 고민의 패턴인것 같다. 그래도 대학 때는 그 고민을 기꺼이 짊어졌다. 그런 경험..
보임&문희 - 이들을 만나는 건 거의 습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주말을 맞아 2박3일로 서울에 가거나 그보다 좀 더 길게 가거나, 어쨌든 나는 이들에게 서울로 간다는 사실을 알리고 굳이 만나자는 말을 누가 하지 않아도 '내가 서울에 가면' '셋이서' '만난다' 물론 시간맞추기 어려워서 둘이서 만날 때도 있고, 보임언니와 문희는 서로 회사가 지척에 있어 나보다 더 자주 만나긴 하지만. (그래서 나더러 졸업하면 둘의 회사와 가까운 강북삼성병원으로 오라고 난리.) 셋은 어찌보면 참 다른데 어찌보면 참 닮기도 했다. 나는 철없던 시절에 보임언니와 노천 날개 위에서 수없이 데이트를 했고, 우연히 언니의 비밀을 알게된 적이 있다. 문희에게 나는 '카리스마 넘치는' 선배였고 (지금은 그런 환상이 다 깨졌다네♪) 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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