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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inary scene

탈당신고서

갈매나무 2012. 10. 7. 22:50




.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당원이 된지 올해로 11년째(!). (우와 @_@)

빈칸을 채워넣은 탈당신고서 파일이 일주일 넘도록 드롭박스 폴더에 저장되어있다.

의국에서 출력해서 친필서명을 하고 스캔해서 보내야하는데, 출근 후에는 막상 다른 일에 우선순위가 밀려 퇴근하고나서야 다시 생각나기 때문이다.


3일전엔가, 전화 두 통을 받았다. 

지금 진행중인 당 대선후보 선출 선거에서 모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는 전화였다. (그 중 한 통은 대학선배였고.)

당의 혁신을 위해, 진보정당의 희망을 위해 그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내용을 듣고나서, 나는 곧 탈당할 예정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그 두 사람의 멘트가 신기하리만큼 똑같았다. (어쩌면 당연한거지만.)

요지는, 자신도 탈당을 고민하기도 했었지만, 지금으로서는 다른 대안이 없지 않은가, 현재의 당을 혁신해나가야하지 않겠는가.


나도 지금까지는 그래왔다.

2008년 분당될 때도, 별의별 일들이 다 있었던 올해도 (여러번 흔들리긴했어도) 변함없이 같은 생각이었다. 

당원이라고 해서 당의 모든 정책에 대해 동의하진 않지만, 불만이 없지 않았지만,  

아무런 역할도, 실천도 하지 않은 채로 진보 정당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 스스로 당의 일원이 되어 내가 꿈꾸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진보 정당을 만드는데에 동참해야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적극적인 활동을 하진 않았지만, 꼬박꼬박 당비를 내고, 중요한 정책이나 후보 결정을 위한 투표에 참여해왔다.

대선이나 총선 때도 당연히 당의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이회창만은 안된다며 진보에 가까운 표심을 흔들어대던 2002년 대선 때도.


내가 바라는 것은 통합진보당의 집권이 아니라, 

평화와 평등을 지향하고 민주주의를 원칙으로 하는 진보 정당의 집권이고, 

그에 앞서, 폭넓은 대중적 지지를 토대로 하는 튼튼한 진보 정당이 한국사회에 뿌리내리는 것이다.  

그것이 통합진보당일수도, 진보신당일수도, 녹색당일수도, 아직 존재하지 않는 다른 정당일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그 역할을 민주노동당이, 통합진보당이 할 수 있을거라고,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왔지만 

더 이상 그러한 희망이 내게 없음을 알게 된 지금, 당적을 유지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언제든, 최소한의 희망이 되살아나는 때, 다시 입당하겠다. 



(써놓고나니, 빈약하기 그지없네-_-  다른 일 하다가 잠시 머리식힐겸해서 쓴 것이니 양해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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