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짧아... 어떻게 살아야 잘 살아가는 걸까? 친구가 책상에 올려둔 쪽지에 적혀있던 짤막한 문장. 한창 하고 있던 일을 멈추고 잠시 생각해봤다. 예전에는 인생을 잘 살기 위해서는 일단 뚜렷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오랫동안 생각해왔었는데 이젠 달라졌다. 그게 필수조건은 아닌것 같다. 잘 사는 것이라... 인생의 모든 순간순간이 그럴 수는 없겠지만 인생의 많은 부분이 가슴벅찬 순간들로 채워질수록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삶에 가까이 다가가는게 아닐까 싶다. 다만 자신을 가슴벅차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 쉽지 않을 뿐이다. 그걸 찾는 사람은 행운이고 영영 찾지 못한 채 대부분의 인생을 보내는 사람도 있을거다. 다시 생각해보면 그것을 찾아나가는게 인생의 목적이자, 그 과정 자체가 인생인지도 모르겠..
템플스테이... 예전부터 해보고싶었던 것. 이번주에 가고 싶었는데 기말고사 며칠전이라 좀... 12월을 노려봐야지. 범어사 정기 참선 템플스테이 : 매월 4째주 주말(입재:토요일, 회향:일요일) 시간 첫째날 둘째날 03:00~03:30 기상, 세면 03:30~04:30 새벽 예불, 108배 04:30~06:30 참 선 06:30~07:30 아침공양 07:30~08:30 암자순례(계명암) 08:30~09:30 주지스님과의 대화 09:30~11:00 운력 및 소감문 작성 11:00~11:30 회향식 12:30~13:30 접수 및 수련복, 교재 배부 13:30~15:00 사찰예절교육 15:00~15:30 입재식 15:30~16:30 사찰 안내 16:30~17:30 발우 공양 배우기 17:30~18:30 저녁 ..
언제부턴가 그냥 극장에서 개봉하는 영화들이 대개 그저그렇고 시시하다는 생각이 든 뒤로부터는 영화한편 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면, 국도극장이나 (정식명칭은 국도가람예술관)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상영하는 영화들 중에서 땡기는 것을 골라보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버렸다. 소위 예술영화라고 해서 메이져극장에서 소외되는 영화들이 대부분이고, 큰 극장에서 개봉했다고해도 미처 챙겨볼 틈도 없이 금세 내려진 그런 영화들을 볼 수 있는 곳. 몇달전 대연동으로 이사가기 전까지는 집에서 10분 거리인 남포동에 있어서 집에 있다가도 갑자기 마음이 동해도 쉽게 가서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버스타고 가는데 최소한 40분은 걸리게 됐다. 처음 가던 날은 그리도 낯설던 길이 세번째로 가던 어제는 꽤 익숙해졌다. 아무튼 어제도 그..
[제임스 웰시] 인권을 고민하는 의사 [2008.10.24 제732호] [사람이야기] » 제임스 웰시(59) 국제앰네스티 건강과 인권팀 팀장. 윤운식 기자 “이제 의사들이 ‘치료’를 넘어 ‘인권’을 고민해야 한다.” 10월16일 한국을 방문한 제임스 웰시(59) 국제앰네스티 건강과 인권팀 팀장이 말했다. 웰시는 ‘건강과 인권’을 주제로 15~19일 열린 제59회 세계의사협회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25년째 국제앰네스티에서 건강권 분야를 책임지고 있다. 건강권(right to health)은 ‘누구나 가능한 한 최고로 건강할 권리’를 말한다. 건강권 실현을 위해 각국 정부는 시민의 건강 계획을 세우고 누구나 의료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국제앰네스티는 건강권 실현을 ..
역시 바라나시에서도 여러 사람들을 만났다. 일단 내가 묵었던 비쉬누의 도미토리에는 베드가 12개정도 있었는데 내가 기억하기로는 10개 정도는 한국인, 일본인 나머지 두 개는 태국, 프랑스 등. 바라나시를 마지막으로 이제 곧 한국으로 돌아가는 수석, 내가 체했던 날 손을 따 주었던 윤경언니, 미싯가루에 대해 엄청난 관심을 보였던 일본인 언니,(얼굴은 생생한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메구카페에서 나에게 'ごちそうさまでした。(잘 먹었습니다)'를 가르쳐주었던 또 다른 일본인 언니, 자전거로 인도를 여행하던 어떤 태국 청년 ... 꼴까따의 파라곤에 묵었던 그리고 메인가트 근처에서 우연히 만나 반갑게 악수했던 그리스 아저씨, 혼자서 벵갈리 토라를 돌아다니던 날, 바라나시에 오게 된 너는 정말 lucky하다고 나에..
다시, 바라나시. 참 이상하다. 사실, 바라나시에서 여행객들이 특별히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만약 좀 더 오래 머문다면 악기나 요가레슨을 받을수도 있겠지만. 바라나시에서 나는 6일간 머물렀다. 사실 3일짼가 4일째 되던날, 주위 사람들에게 오늘은 꼭 기차표를 예매할거라고 떠들어대지 않았다면 기차표 예매를 하루하루 미루다가 일주일이고 열흘이고 좀 더 오랫동안 바라나시에 머물렀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여행 기간이 몇달 쯤 된다면야, 애초에 자세한 루트를 짜지 않은 채로 온 의도대로, 발길따라 마음이 흘러가는대로 길을 가다가 마음에 드는 장소에 얼마든지 오래 머물수 있겠지만 나에겐 시간이 별로 없었으므로 바라나시에서 다섯밤을 지내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만 했다. 내일은 꼭 기차표 가격 좀 알아봐야지, 오늘..
1 일단 엄마 뱃속을 빠져나와 첫 공기를 들이마시고 첫 울음을 터뜨리고 나면 그 이후의 일은 신기하게도 밥(젖)잘 먹고 잠 잘 자면, 나무가 쑥쑥 자라듯 아이들도 그렇게 다들 건강하게 자라나는 줄 알았는데 세상에. 내가 키 50cm, 체중 3kg에, 뇌는 물론 폐, 심장, 소화관이 각각 제 위치에 지극히 정상적인 상태로 태어나 지금껏 크게 아팠던 적 없이 비교적 건강하게 지금까지 살아왔다는 것이 새삼 놀라울 정도로, 아픈 아이들이 많다, 대학병원엔. 특히, 신생아중환자실에는 조그맣고 아픈 아기들이 많다. 태어날 때부터 소화관이 막힌 아기, 폐가 덜 만들어져서 나온 아이 등 - 물론 그런 아이들 대부분은 미숙아들이고.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알아보기도 전에 중환자실로 오고, 그 조그마한 가슴과 배를 째고 수술..
소아청소년과 실습 4주째. 아픈 아기들이라도 넘 넘 이쁘지만, 그래서 이래저래 많은걸 느끼고 생각하게 되지만, 바쁘다! 안 바쁜것 같은데 은근히 빡세다! 추석 기차표도 반환해야할 지경. 제대로된 포스팅 한번 하고 싶어라. (다음 인도여행기 포스팅은 미완성인채로 며칠째 비공개 상태.-_ㅠ) 바야흐로 천고센비의 계절... 인지라 높아지는 식욕-_-에도 불구하고, 저녁조깅을 꾸역꾸역 해낸다는 것은 스스로 칭찬할만한 일. 아니, 사실 그나마 다행.-ㅅ- 또 러닝화 끈을 질끈매고 나가보자.
2학년 말이나, 3학년 초가 되면 은행직원들이 강의실에 와서 마이너스 통장을 홍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마통을 '뚫은' 이들은 카메라나 노트북을 사기도 하고, 여행을 떠나거나, 더러 유흥비로 야금야금 쓰기도 한단다. 2학년 2학기 말이 되자 예상했던 대로 어느날엔가 모 은행 직원이 강의실을 찾아와 신청서 양식을 돌렸고 수십명이 '마통을 뚫었다'. 굳이 당장 필요가 없는 사람들도 일단 신청하는 분위기였던터라 나도 잠시 마음이 동해 신청서를 한장 받아놓았지만 그냥 서랍에 넣어두었다. 괜히 만들어놓았다가 쓸데없이 돈을 쓰게 될 것 같아서였다. 짧은 이번 방학, 지난주 잠시 머물렀던 서울에서 지인들을 만났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친구는 졸업후 '고학력 비정규직 종사자'가 될 것을 알고도 그저 공부가 좋아..
어디론가 여행을 떠난다는 것 - 그 자체는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이지만, 여행지에서도 일상에서의 사소한 행위들이 반복되기 마련이다. 손톱을 깎고, 매니큐어를 새로 바른다든지, 빨래를 하거나, 바지 수선을 맡기는 것 같은. 여행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런 행위를 하게 되는 횟수도 많아지고, 그 여행에 익숙해지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종종 스스로 앞머리 자르는 일도, 한나절 지나면 잊어버릴 흔한 일상이다. 한달넘는 여행기간동안 한번쯤 앞머리를 자르게 될 줄, 사실 예상하진 못했었다. 아마 예상했다면 가위를 가져왔을지도. (물론, 예상했어도 굳이 가위를 가져올 필요는 없다) 한나절 지나면 잊어버릴 것처럼 그저 덤덤하게 앞머리를 자르고 싶었지만! (좀 더 여행자 간지가 날 것 같다. ㅎㅎ) 일..
Van Gogh - 자신의 귀를 스스로 잘라낸 모습의 자화상으로 봤을 때는 좀 '똘끼'가 있는 독특한 사람이었을거라고 생각은 했으나 (너무 무식한가;;) ... 빈센트 반 고흐라는 화가가의 삶이 어떠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것이 없었다고 할 수 있겠다. 지난 2월, 반고흐전을 보러 갔을 때 느낀건, 그리 길지 않았던 이 사람의 생애에서 행복감을 느꼈던 시기는 거의 없고 온갖 고통과 괴로움으로 점철된 시간들이 많았다는것. 그 가운데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만이 그가 삶을 살아가는 큰 이유 혹은 고통을 이겨내는 수단이 아니었을까. 즉, 구원의 통로. 정작 세상에 살아서 그림을 그리는 시간동안 불행한 삶을 살았지만 (죽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인생의 고통이란 살아있는 그 자체다") 그가 세상을 떠난..
비오는 날이 싫다. 바지도 젖고 신발도 잘 젖는데다가 우산을 들고 다녀야하는 한 손이 자유롭지 못하니까. 최근 들어 비오는 날이 조금 좋아진 유일한 한가지는, 내 방 창문에 타닥타닥 빗방울 튀는 소리를 들으며 따뜻한 커피를 마실수 있는 지금같은 오후의 시간. 어제 오후,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 오후, 나는 갑자기 우울해졌었다. 핸드폰을 고치고 서점에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충무 교차로 앞 횡단보도 앞에 서서 멍하니 흐린 하늘을 바라보았다. 소금기가 스민 습한 공기가 코끝에 느껴진다. 문득 2008년 6월 내가 이 곳에 서 있다는 사실이 낯설었다. - 참으로 오랜만에. 2008년 6월에 내가 이 곳에 서 있을 거라고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초점은 흐리고 표정이 없었다. 고등학교를 마칠 ..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감 이라는 말 밖에는 요즘 나의 심리상태를 표현할 수 없었다. 물론 그것은 외로움으로 부터 시작되었지만. 사춘기때조차도 한번 해보지 않았던, '지금 당장 내가 죽으면 진심으로 울어줄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생각을 하면서, 주변인물들을 죽 떠올려보며 손가락으로 꼽아볼 지경이 될만큼 회의감은 극심했다. 지난주였나, 지지난주 쯤엔가 부터 기현오빠가 '한잔해야지'를 농담처럼 말하기 시작하더니 지난 금요일 급기야 이 커플과 함께 한 잔 하러 갔다. 국제시장 똥집이모네의 존재를 우리에게 알려준 DK는 비록 눈물을 머금고 처가댁으로 떠나갔으나.ㅎㅎ 왜 그랬을까, 이 날 나는 die됐다. 마신 술의 양과 취하는 정도가 항상 비례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어쨌든 나는 2002년 내 생일 이후 처음으로..
역사보다, 전통보다, 전설보다 오래된 도시 - 바라나시를 이르는 말이다. 어느날 혼자 벵갈리 토라를 돌아다니다가 만난 어떤 아저씨가 이야기해준 바라나시의 옛날옛적 전설같은 이야기는, 바라나시의 옛이름이 세 개나 된다는 것 말고는 기억이 전혀 나지 않지만 ^^; 어쨌든 바라나시는 대부분의 인도인들(힌두교도)에게 유서깊은 성지임에는 분명하다. 인도에 대해 들어온, 특히 갠지스강가의 풍경, 바로 그 풍경을 볼 수 있는 갠지스강이 있는 오래된 도시. 인도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씩은 거쳐가는 - 바라나시. 한쪽에서는 '죽은 자'들을 불태우는 연기가 끊이지 않고 다른 한편에서는 목욕하거나 빨래하는 '산 자'들의 일상이 펼쳐진다. 그 이야기를 인도에 오기 전, 책에서 읽거나 듣기만 했을 때는 참 꺼림칙하게..
000000 black 검정 2f4f4f darkslategray 어두운푸른빛회색 708090 slategray 푸른빛회색 778899 lightslategray 밝은푸른빛회색 696969 dimgray 칙칙한회색 808080 gray 회색 a9a9a9 darkgray 어두운회색 c0c0c0 silver 은색 d3d3d3 lightgrey 밝은회색 dcdcdc gainsboro ffffff white 백색 fff5ee seashell 바다조가비 fffafa snow 설백 f8f8ff ghostwhite 허깨비백색 fffaf0 floralwhite 꽃의백색 f5f5f5 whitesmoke 백색연기 f0f8ff aliceblue 엷은잿빛바탕에푸른빛 f0ffff azure 하늘색 fdf5e6 oldlace 낡..
1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출구로 나갔다. 어제는 거의 하루종일 꽤 쌀쌀해서 덜덜 떨었는데, 오늘은 날씨가 화창해서 기분이 좋았다. 북쪽으로 뻗은 4호선 도로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1997년 오원 장승업 탄생100주년 기념전시회 이후 11년만이다! 간송미술관에 찾아가는 것이. 그때는 4호선 도로 중앙에 플라타너스가 줄지어 서 있는, 그저 한산한 동네라고만 느꼈었는데 꽤 많이 변해있었다. 하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니. 성북동 파출소를 지나고 2,30미터를 좀 더 걸으니 간송미술관 표지가 보인다. 드디어. 그 곳. 고등학교 때 세 번, 혼자 찾아와 둘러보고 갔던 곳. 별로 미술관이 있을 것 같지 않은 곳에, 어느 시골집처럼 숲으로 둘러싸인, 꽤 오랜 역사를 가진 간송미술관. 봄, 가을, 2주씩 ..
마냥 어리게만 봐온 막내동생이 내 걱정을 해 줄 만큼, 부쩍 커버렸다. 태어나던 날이 아직도 생생한데, 녀석은 이제 반올림하면 스무살이 되는 나이가 되었다. 아직 다리털은 거의 없는 것 같지만 제법 청년다운 테가 난다. (나는 반올림하면 서른이다 OTL) 오늘 저녁 로티보이 BUN을 먹으러 함께 걷다가, 광우병 소고기 수입 문제도 그렇지만 의료보험 민영화, 수도 민영화 때문에 이명박이 싫다는 동생의 이야기에 깜짝 놀랐고,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 국어와 국사라는 이야기에 또 놀랐다. 비록 공부에는 관심과 흥미가 없어보이고 컴퓨터 게임에 열광하는 녀석이지만, 그래도 부모님이나 누나들이 지금보다 조금은 덜 걱정해도 되겠구나, 싶었다. 한국사회에서 사교육비에 대한 지출을 높이는데 한몫, 아니 큰몫을 하고 있는 동..
이 뮤직비디오를 볼 때 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 어쩔때는 숨이 멎을 듯이 가슴이 벅차오르는 느낌. 지난 여행이 남긴 후유증 중 한 가지. 후유증이 다만 후유증으로 끝날 것 같지 않아 살짝 걱정스럽다. 학기 초만 해도 지난 여행의 여운이 지독스러울 정도로 가시질 않았다. 이제 일상으로 완전히 돌아와, 임상실습을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 잊혀지나 싶었는데, 여전히. 그것은 내가 마시는 공기의 일부가 되어, 뚜렷하진 않지만 은근히, 조금씩, 앞으로도 쭉- 내 그리움의 대상이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아- 설명하기가 어렵다. 내 언어 표현의 한계가 최근2-3년사이 부쩍 크게 다가온다ㅠㅠ) 아무튼 이 노래, 정말 좋다. 가사도 와닿고 뮤직비디오도 참. 내가 그리는 그런 여행, 딱 그거다. 마치 ..
우리집에서 나와 함께 서식할 첫번째 생명체를 데리고 왔다. 단돈 3000원에. 오랫동안 미뤄오던 일인데, (이유는, 꽃집들르는 걸 까먹어서. 그리고 말려죽일까봐.) 오늘 잠깐 남포동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사왔다. 고양이는 아무래도 털+X때문에 자신이 없어서, (내가 애완동물을 고려했었다는 것은 정말 엄청난 것이다!) 그 대신 털 날릴 염려가 없는 식물을 선택했다. 응달에서도 잘 자라고, 자주 물을 주지 않아도 잘 자라는 종류 중에서 골랐다. 꽃집 아줌마가 말해준 이름은 '페페'. 기념할 만한 일이라서 사진을 찍었다. (간만에 좀 한가하다;) 이 녀석은 척박한 내 방에서 잘 생존할수 있을까? 일주일에 한 번씩 물을 듬뿍 주어야겠다.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잘 보살필 수 있을지 나도 참 궁금하다. 가을되면 ..
지민이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오! 그러고보니 친구의 결혼식에 갔던 것은 처음이다. 수현이 결혼식 때는 시험 때문에 못 갔었고.) 글쎄, 그 이유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결혼식에 모인 친구들에게서 세월이 느껴졌다. 뭐랄까, 이제 인생의 대소사에 대해 논할 그런 나이에 접어든것 같다랄까. 사람이 나이를 먹고 결혼을 하고 부모가 되고 아이를 키우고 함께 늙어가는 그런 인생의 일들에 대해서 말이다. 원래의 성격대로 무덤덤해보이던 내 친구와 기쁜만큼 잔뜩 긴장되어보이던 그의 신랑 - 그 둘을 보면서 그다지 부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마냥 마음이 즐겁지만은 않았다. '세월이 느껴져서' 였을까. 이제 마냥 어린아이처럼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을까. (그런 와중에도 내일,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날 친구..
2주 연속 월요일이 휴일이다 보니 5월들어 두번째 긴 주말을 보내고 있다. 첫번째 긴 주말에는 그저 푹 쉬고, 공부도 하며 보냈는데 이번 주말은 그저 푹 쉬어지지도, 공부에 집중하지도 못하고 있다. 일찍 일어났는데도 집에서 밍기적거리다가 학교로 가는 길. 전국적으로 흐리고 비 오는 곳도 있다던데 오늘 부산의 하늘은 유난히도 파아랗고 구름은 그만큼 하아얗고 얼마전까지도 새순이 돋아나 있던것 같은 가로수는 초록색이 짙어져 있었다. 그렇게도 계절의 색이 뚜렷한 오늘인데 나는 문득, 외 롭 다 . 파아란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며 횡단보도를 건너다보니 더욱 그 랬 다 . 잘 견디다가, 아니, 외로움 혹은 고독감 류의 것들에 아주 익숙해져서 이제 그걸 아예 즐기는 수준이 되었나, 싶다가도 이렇게 종종 견딜수 없이 외..
바라나시에 도착한 첫날, 가짜 비쉬누 게스트하우스에서, 한참동안 눈물을 줄줄 흘리고, 그래서 콧물도 나오고 그래서 휴지를 꺼내 눈물콧물 닦아 내고... 또 눈물이 나와서 엉엉 - 그렇게 울면서 '내가 왜 울고있지?'라고 나 자신에게 반문해보았지만 마땅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도 계속 눈물이 나왔고, 두루마리 휴지를 술술 풀어 연신 눈물을 닦아내야했다. 첫 기차에서 내린 이후 시달림과 피로감도 한가지 이유였겠지만, 아무래도 릭샤 아저씨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가장 컸던것 같다. 비록 가짜 비쉬누 게스트하우스에 나를 데려다주긴했지만 (사실, 그 숙소가 '가짜'라고 말할순 없다. 이름은 정말 비쉬누 게스트하우스였으니까 ^^; 다만 가이드북에 나온 그 유명한 숙소가 아니었을 뿐.) 진심으로 미안해했던 아..
바라나시정션역. 간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였을까, 나는 플랫폼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역 밖으로 나가는 출구가 어딘지 한참이나 헤맸던것 같다. 꼴까따에서 처음 기차를 탈 때는 꽤 긴장했었지만 기차를 타고 달려오는 동안 잠을 푹 잘 수는 없었어도 어느 정도는 긴장이 누그러졌다. 그래서 기차역에서 원하는 숙소까지 별 탈없이(?) 어떻게 무사히 갈 것인가, 하는 것이 걱정스럽긴 했어도, 다른 한편으론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피곤하고 어리버리해보였을 내 얼굴과 비교적(?) 깨끗한 내 커다란 배낭은, 광장에 즐비해있던 릭샤꾼들의 표적이었을 거다.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광장으로 나서기는 커녕 플랫폼에서부터, 그리고 그 플랫폼 사이를 잇는 통로 곳곳에서부터 어디까지 가느냐, 내가 좋은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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