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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 voyage/India_2008

앞머리 자르기

갈매나무 2008. 7. 24. 19:11

어디론가 여행을 떠난다는 것 - 그 자체는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이지만,
여행지에서도 일상에서의 사소한 행위들이 반복되기 마련이다.
손톱을 깎고, 매니큐어를 새로 바른다든지,
빨래를 하거나, 바지 수선을 맡기는 것 같은.

여행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런 행위를 하게 되는 횟수도 많아지고,
그 여행에 익숙해지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종종 스스로 앞머리 자르는 일도, 한나절 지나면 잊어버릴 흔한 일상이다.
한달넘는 여행기간동안 한번쯤 앞머리를 자르게 될 줄, 사실 예상하진 못했었다.
아마 예상했다면 가위를 가져왔을지도. (물론, 예상했어도 굳이 가위를 가져올 필요는 없다)
한나절 지나면 잊어버릴 것처럼 그저 덤덤하게 앞머리를 자르고 싶었지만!
(좀 더 여행자 간지가 날 것 같다. ㅎㅎ)

일상을 벗어난 곳에서의, 이 지극히 일상적인 내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다.
굳이 사진을 남기건 그렇지않건, 상황 자체가 재미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 시기 함께 지내던 친구에게 내 카메라를 내밀었고,
그 친구는 내가 머리를 자르는 동안 거의 스무번 가까이 이리저리 셔터를 눌러댔다.

빌린 가위를 들고 도미토리 거울 앞에 서서 킬킬거리며 머리를 자르는 것도,
그런 모습을 카메라로 찍히는 것도,
역시나- 재미있었다.

물론 나를 찍어주던, 여행베테랑인 그 친구도 역시,
앞머리자르는 사람 사진찍어주긴 처음이라며 즐거워했다.

- 올해 1월 마지막주, Udaipur, In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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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머리 자른 후 거울앞에서 웃고 있는 나.
내가 봐도 정말... 해맑아보인다. ^ㅡ^

최근에 이렇게 웃었던 적이 또 언제였더라...?





우다이뿌르는, 바라나시를 떠난 다음, 다음, 또 그 다음에 갔던 도시인데...-_-
시간적 순서상 맞지 않으나, 문득 이 사진이 생각나서 보면서 혼자 키득거리다가 feel받아서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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