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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바라나시에서도 여러 사람들을 만났다.

일단 내가 묵었던 비쉬누의 도미토리에는 베드가 12개정도 있었는데
내가 기억하기로는 10개 정도는 한국인, 일본인 나머지 두 개는 태국, 프랑스 등.
바라나시를 마지막으로 이제 곧 한국으로 돌아가는 수석,
내가 체했던 날 손을 따 주었던 윤경언니,
미싯가루에 대해 엄청난 관심을 보였던 일본인 언니,(얼굴은 생생한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메구카페에서 나에게 'ごちそうさまでした。(잘 먹었습니다)'를 가르쳐주었던 또 다른 일본인 언니,
자전거로 인도를 여행하던 어떤 태국 청년 ...

꼴까따의 파라곤에 묵었던 그리고 메인가트 근처에서 우연히 만나 반갑게 악수했던 그리스 아저씨,
혼자서 벵갈리 토라를 돌아다니던 날, 바라나시에 오게 된 너는 정말 lucky하다고 나에게 뜬금없는 이야기를 해줬던 어떤 장사꾼 아저씨, (니가 오래전부터 바라나시에 오고싶어했겠지만 돈이 있을 때는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을 때는 돈이 없다가 드디어 돈과 시간 모두 있게 되어 바라나시에 오게되었으니 lucky하다는 논리였다...ㅋ)
바라나시에 와서 낯선 싱글룸에서 엉엉 울던 첫 날, 다른 숙소를 찾기 위해 가트 근처로 나왔을 때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던 어떤 프랑스 여자애,
메구카페에서 서빙하던 똘똘한 인도 꼬마, (떠나던 날 우연히 황금사원입구 쪽에서 마주쳤는데 다른 도시로 떠나는 길이라고 했더니 자기한테 뭐 줄거없냐고 까불던...;)

그리고 학교 사람들도 만났다!
혼자서 가트를 돌아다니던 어느 초저녁, 귀한오빠+주혜 커플과 우연히!
친하지는 않지만 안면이 있는 어떤 2학년 후배와 게스트하우스 앞에서.ㅎㅎ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바라나시에서 만난 사람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들은 지은, 정모 -

우리는 비쉬누의 도미토리에서 처음 만났다.
지은이는 인도여행 시작부터 그 때까지 함께 여행하던 친구를 떠나보내고,
정모 역시 며칠간 함께 지내던 일행들을 다른 도시로 떠나보내고 혼자가 되면서 비쉬누의 도미토리로 들어왔다.

신기하게도 - 알고보니 지은양과 나는 '두다리 건너 아는 사이'였고
사진동아리를 한 적이 있다는 것과 필름카메라를 가져왔다는 공통점이 있었다.(더구나 둘 다 흔하지 않은 Pentax!)
그래서 필름을 꿔줄수도 있었고, 서로의 필름카메라로 독사진을 찍어줄 수도 있었다. 
입술 주변이 벌겋게 튼 지은양의 모습을 보고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하하하' 큰 소리로 웃어버리는 실례를 했지만
우린 신기하게도 쉽게 친해졌다.

정모는 머털도사를 닮은 대학생이었다. 썰렁한 장난기와 진지한 구석, 두가지 다 가진 듯한 친구.
나와의 공통점은... 나랑 똑같은 배낭을 메고 여행중이었다는거?ㅋ
그는 네팔에서 인도의 바라나시로 건너왔었다. 아직 여행시작한지 얼마안되었고
한달정도 인도를 여행한 후에는 아프리카 케냐로 날아가 아프리카 트럭킹 투어를 할 거라고 했다.
그 다음엔 남미를 여행하고  여름 쯤 한국으로 돌아가 2학기에 복학할거라고 했다.

셋 다 혼자였고 (물론 비쉬누 도미토리에서 홀로 여행자가 아닌 사람은 거의 없었다ㅋ)
연령대가 비슷해서인지 (지은양과는 다섯살차이였지만 별로 상관은 없었던듯... 내 생각엔ㅎㅎ)
곧잘 어울렸고 특히 내가 바라나시를 떠나기 전 날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그리고 그 다음날 오후에
기차역으로 향하기 전까지도 셋이 함께 시간을 보냈다.

셋이서 하루를 온전히 보낸 날은, 인도에서 보낸 날들 중 가장 유쾌하고 즐거웠던 날들 중 하루였고
가장 사진을 많이 찍은 날이기도 했다. (하루에 필름 세 롤 정도 찍었다)


Jan 2008, Pentax me-super, Agfacolor 200. 비쉬누 바로 앞 가트에 앉아서. 아마 이 사진을 찍었던 게 그 날의 시작이었을거다. photographed by 지은

Jan 2008, Pentax me-super, Agfacolor 200. 비쉬누 게스트하우스. 갠지스강이 바로 보이는 옥상에 앉아 간단한 아침을 먹거나 엽서를 쓰는 일이 좋았다. photographed by 지은





Jan 2008, Pentax me-super, Agfacolor 200. 벵갈리토라





Jan 2008, Pentax me-super, Agfacolor 200. 바라나시의 유명한 라씨가게. 비쉬누에서 여기까지 가려면 꽤 많이 걸어가야하는데도 부지런히 걸어 3일연속 먹으러갔다. 좁은 골목의 낡은 라씨 가게에서 함께 기다리며 아저씨가 라씨만드는걸 구경하고, 컴컴한 가게 안의 의자에 앉아 기다리던 그 시간. 그립다-

Jan 2008. Pentax P50. photographed by 지은. 요건 지은양 홈피에서 가져온 사진. 아래 사진의 정모 표정이 너무... 므흣해보인달까? ㅋㅋ



셋이서 가트의 끝에서 끝까지 한번 주욱 걸으며 하루를 보냈다.
어딜가도 다르지 않은 그 곳 아이들을 많이 만났다.

Jan 2008. Pentax me-super, Mitsubishi Super Mx 100. 그 땐 몰랐던것 같은데, 지금보니 쌍둥이?

Jan 2008. Pentax me-super, Mitsubishi Super Mx 100. 워낙 귀여운 아이라 지은이도 나도 사진찍으려고 계속 시도했는데 워낙 설쳐대서ㅋㅋ




Jan 2008. Pentax me-super, Mitsubishi Super Mx 100. 길거리에서 액세서리를 만들어 팔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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