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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 voyage/India_2008

인도에서 영화보기

갈매나무 2009. 1. 24. 22:48

작년 이맘때 (엔 이미 나는...바라나시에 있었지만.) 인도 여행을 준비하면서 한창 인도여행 인터넷 카페에 들락거리면서 신기했던 것들 중 하나는, 인도에 여행가서 다들 한편이상은 꼭 영화를 보는 분위기라는 거였다.
인도영화엔 대체로 영어자막도 나오나보다, 싶었는데 그건 아닐 것 같았다.
그래서, 정팅때 채팅방에 들어가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 인도영화를 어떻게 봐요? 힌디어를 어떻게 알아듣나요? 영어자막 나오는건 아니라던데...
- 힌디어 몰라도 줄거리가 단순해서 대충 다 알 수 있어요ㅋㅋ
  
그리고 특이한 점은 대부분이 뮤지컬 영화라는 것.
뭔가 중요한 장면이 시작되면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갑자기 등장인물들이 춤추며 노래한단다.
딱히 뮤지컬 영화라고 내세워서 제작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인도의 영화시장은 발리우드라고 불릴만큼 활발하고 큰 규모라고 한다. 대부분의 영화는 영화개봉전에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을 발매해서 영화보다 영화 삽입곡이 사람들에게 먼저 알려지고 인기를 얻어 영화의 관객동원에도 영향을 미친단다.

또, 감정 곡선이 상당히 극적인 면이 있고 줄거리가 단순한 편이라 내용 파악이 다 된다는 것이 공통적인 평.
유치한 면이 없잖아 있지만^^ 인도 특유의 문화적 취향이나 감성을 느낄 수 있다고.


꼴까따에는 유명한 예술영화 전용관인 '난단 극장'이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유명한 영화감독이 세운 극장이라 그런지 꽤 유명한 모양이다. 여행기간 중 한 번 이상 영화를 볼 생각이었지만, 꼴까따에선 아직 여행초반이라 선뜻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
처음 꼴까따에 도착해서 Melissa와 어딘지도 모르는 동네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난단 극장 앞을 지나치긴 했지만 우리 둘 다 '어 극장이네' 하고 지나쳤을 뿐이었다. 물론 나중엔 난단극장에서 영화 한편 보지 않았던 것이 좀 후회스럽긴 했지만.


처음 영화를 보게 된 곳은 바라나시에서였다. (결국 여행 기간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영화가 되었지만ㅋ) 
바라나시에 도착하고 바로 그 다음날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게스트하우스에 있다가 어슬렁어슬렁 어디론가 나가려던 참에 같은 도미토리의 언니가 같이 가자고 해서... 얼떨결에 따라가게 됐다.
IP몰이라는, 바라나시에 생긴지 얼마안된 꽤 현대적인 쇼핑몰에 있는 영화관이었다. (영화관 이름이 IP몰이었던가?)
5,6층 쯤 되는 쇼핑몰 안에 여러가지 매장과 영화관이 있었다. 그 날 Bata매장에서 60루피짜리 쪼리도 사고,
영화표 예매 후 머리가 띵할 정도로 에어컨 빵빵한 맥도날드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 시기에 어떤 영화가 재미있는지는 게스트하우스 직원들에게 물어볼 수도 있고, 
여행자들 사이의 입소문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내가 인도에 갔을 때 가장 유명한 영화는 <Om shanti om>이라는 영화였다. 


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인 샤루 칸 이라는 배우가 거의 국민배우 급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듯했다. 그가 부른 영화 삽입곡 역시 어느 거리에 가나 심심찮게 들려서 후렴구의 멜로디를 기억하게 될 정도였으니까...  
많은 여행자들로부터 옴샨티옴을 추천받았지만, 개봉일로부터 꽤 지났기 때문인건지 IP몰에선 그 영화를 상영하고 있지 않았다.

그 곳에서 상영중이던 여러 편의 영화 중, <Taare Zameen Par>라는 영화를 보게 됐다.
사실 그 영화에 대한 정보라고는 '괜찮다더라'는 소리를 꽤 들었다는, 동행한 언니의 이야기 뿐이었다.
그리고 영화관에서 본 이 포스터ㅋ




제목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그저 포스터를 보아하니 어떤 아이와 남자의 이야기인가보다, 라는 아주 일차원적인 추측만으로... 영화를 선택했다ㅋㅋ 물론 제목 옆에 쓰여있는 'Every child is special'이라는 문구도 한몫했지만.
(제목 정도는 직원에게 물어볼 수도 있었을텐데... 왜 그랬을까?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서였던가...;;)
이제 와 찾아보니, 영화의 제목은 힌디어로 < तारे ज़मीन पर>이고 영어로 해석하면 Stars on Earth.

줄거리는 한마디로,
문제아였던 주인공 꼬마가  미술선생님을 만나 자신의 특별한 재능(그림)을 발견하게 된다는 이야기.
뻔한 스토리 전개였지만 그다지 유치하지도 않았고, 적절한 감동과 재미가 있었다.
물론 영어자막없는 힌디어 영화인 까닭에 세세한 내용은 파악할 수 없었지만 마음의 눈과 귀를 열고...ㅋㅋ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내가 기대했던 '전형적인 인도영화'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노래하며 춤추는 뮤지컬같은 씬이 한 장면 있었지만 그 뿐이었다ㅠㅠ
함께 영화봤던 언니, 오빠들은 인도영화를 여러 편 봤다는데 이런 영화는 처음이라며 감탄하는 분위기...ㅋ


<Taare Zameen Par> 시작 전에 나온 어떤 영화의 예고편이 무척 인상적이어서 다음에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영화는, <Jodhaa Akbar>. 물론 예고편을 볼 당시엔 제목을 기억하진 못했고, 인도의 사극이랄까, 스펙터클하고 화려함이 강한 인상으로 남았다.



여행의 마지막 도시였던 델리에서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다시 한번 인도영화를 보기로 했다. 예고편을 봤을 땐 분명 1월 말에 개봉한다고 했었는데 이리저리 다녀봐도 상영 중인 곳이 없었다. 나중에 코넛플레이스 지하철역의 영화 광고를 보니 개봉일이 2월 15일! 개봉일이 연기된 모양이었다. 난 2월 13일 출국이었는데ㅠㅠ

5주 간의 여행기간동안 영화를 한 편밖에 보지 못해 아쉬웠다.
물론 인도영화를 보고싶다면야 인도여행카페를 통해서나 혹은 다른 방법으로라도 어떻게든 파일을 구해서 볼 수 있겠지만 인도 현지에서 인도 사람들 사이에 껴서 힌디어 영화를 보는 것만큼 하겠는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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