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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inary scene

Melancholia

갈매나무 2013. 1. 26. 16:00




작년 초여름에 봤던 영화인데, 최근들어 자꾸 다시 떠오르는 'Melancholia'.

기괴하면서도 기가 막히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영화.


피할 수 없는 종말을 앞두고, 저스틴과 클레어. 두 자매의 태도는 극명하게 다르다.


저스틴의 결혼식을 정성으로 준비하고 

결혼식이 파국으로 끝난 후에도 저스틴을 극진히 보살피던 클레어는

종말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자 어쩔줄 몰라하며 두려워한다.


반면, 기본적인 일상을 꾸려나가기 힘들 정도로 중증 우울증인 저스틴은 

별다른 흔들림없이 의연하게 종말을 맞이한다.


감독의 통찰력. 그런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능력에 감탄.


하지만, 종말에 대처하는 자세가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떤가 싶다.

어차피 그 이후엔 '아무것도 없는' 건데.


한편, 최근의 내 감정상태 때문인지,

영화를 보는 동안이나 그 직후에는 별 생각없었는데 

요즘은, 저스틴의 그런 심리상태에 대해 공감이 간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일 수도 있는(하지만 큰 스트레스이기도 한) 결혼식을

힘들어하고,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을만한 행동들을 하게 되는.

또, 저스틴이 점차 다가오는 종말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

나도 알 것 같다.

지금 당장 세상이, 삶이 끝나더라도 아무렴 어때?

어차피 살아있어도 의미있는 것들이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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