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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inary scene

not easy

갈매나무 2009. 2. 22. 14:17
다섯살에서 여섯살로 넘어가던 즈음이었을거다.
유년의 일부를 보낸 개포동의 모 아파트로 이사온지 얼마안되던 어느날,
아파트 앞에서 놀고 있는 또래 아이들을 엄마와 함께 창밖으로 내려다보다가
엄마 손에 이끌려 그들 앞에 나서게 되었고 그 이후로 그 연년생 자매와 친구가 되었다.
그들과 여전히 친구로 지내진 못하고 이제 사진 속 그 친구들의 얼굴마저 흐릿해졌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친구가 된다는게 그리 쉬울 수 있었다니.
지금도 여전히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여전히,
반올림하면 서른이 되는 나이가 되어서도 여전히,
나는 사람과의 관계가 어렵다. 왜이리도 여전히 서툰 건지.
고등학교 시절에도, 대학교 시절에도 하던 비슷한 고민의 패턴인것 같다.
그래도 대학 때는 그 고민을 기꺼이 짊어졌다.
그런 경험에 더해, 점차 나이를 먹는만큼 지혜로워져 고민에 대한 해결 역시 조금씩 쉬워질 줄 알았는데
여전히 풀리지 않는 매듭처럼, 여전히.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인걸까?
아 이제 이 사람들에겐 마음을 열어도 되겠다, 싶어 마음을 열었는데
나는... 약간 후회스러워지려고 한다.

그저 서로를 이해해갈 시간이 좀 더 필요할 뿐인건지,
각자가 생각하는 '친구'의 정의나 기준이 달라서 비롯된 문제인지,
대학 이후 속하게 된 집단에서의 인간관계란 '동료' 이상을 애초부터 기대하지 않는게 바람직한 건지.

정답은 세번째?
기대이상으로 좋은 친구를 만나게 된다면 행운일테고,
그렇지않다고 해도 최소한 속썩일 일은 없겠지.

기대하지 않는 법, 좋으면 좋은 척 싫어도 좋은 척 하는 법을 이렇게 터득해가는건가보다.
아직은 터득되지 않아 이렇게 애를 먹지만.

이것 참, 서글픈 생각.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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