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는 한 해의 마지막날과 새해 첫날에는 늘 새로운 결심에 대한 내용을 일기에 썼다. 특별히 일기 쓸 거리가 없어서일수도 있겠지만, 그렇게라도 새해 첫 날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맞이하지 않았을까, 어린 시절의 나는.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한 해의 마지막날이나 새해 첫날이나, 그 사이에 명확한 경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어김없이(감사하게도) 찾아와주는 또다른 하루일 뿐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 사실은 그렇다. 1999년 마지막날, 새로운 밀레니엄이 밝아온다며 전세계가 들썩였다. 그 어떤 새해맞이보다도 시끌벅적했던 그 때.따지고보면 ‘진짜’밀레니엄은 2001년부터 시작인데^^; 새 천년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맞이하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 때문에 때이른 밀레니엄 맞이를 하게 된 게 아니었을까. 아무..
인생은 짧아... 어떻게 살아야 잘 살아가는 걸까? 친구가 책상에 올려둔 쪽지에 적혀있던 짤막한 문장. 한창 하고 있던 일을 멈추고 잠시 생각해봤다. 예전에는 인생을 잘 살기 위해서는 일단 뚜렷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오랫동안 생각해왔었는데 이젠 달라졌다. 그게 필수조건은 아닌것 같다. 잘 사는 것이라... 인생의 모든 순간순간이 그럴 수는 없겠지만 인생의 많은 부분이 가슴벅찬 순간들로 채워질수록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삶에 가까이 다가가는게 아닐까 싶다. 다만 자신을 가슴벅차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 쉽지 않을 뿐이다. 그걸 찾는 사람은 행운이고 영영 찾지 못한 채 대부분의 인생을 보내는 사람도 있을거다. 다시 생각해보면 그것을 찾아나가는게 인생의 목적이자, 그 과정 자체가 인생인지도 모르겠..
비오는 날이 싫다. 바지도 젖고 신발도 잘 젖는데다가 우산을 들고 다녀야하는 한 손이 자유롭지 못하니까. 최근 들어 비오는 날이 조금 좋아진 유일한 한가지는, 내 방 창문에 타닥타닥 빗방울 튀는 소리를 들으며 따뜻한 커피를 마실수 있는 지금같은 오후의 시간. 어제 오후,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 오후, 나는 갑자기 우울해졌었다. 핸드폰을 고치고 서점에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충무 교차로 앞 횡단보도 앞에 서서 멍하니 흐린 하늘을 바라보았다. 소금기가 스민 습한 공기가 코끝에 느껴진다. 문득 2008년 6월 내가 이 곳에 서 있다는 사실이 낯설었다. - 참으로 오랜만에. 2008년 6월에 내가 이 곳에 서 있을 거라고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초점은 흐리고 표정이 없었다. 고등학교를 마칠 ..
지민이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오! 그러고보니 친구의 결혼식에 갔던 것은 처음이다. 수현이 결혼식 때는 시험 때문에 못 갔었고.) 글쎄, 그 이유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결혼식에 모인 친구들에게서 세월이 느껴졌다. 뭐랄까, 이제 인생의 대소사에 대해 논할 그런 나이에 접어든것 같다랄까. 사람이 나이를 먹고 결혼을 하고 부모가 되고 아이를 키우고 함께 늙어가는 그런 인생의 일들에 대해서 말이다. 원래의 성격대로 무덤덤해보이던 내 친구와 기쁜만큼 잔뜩 긴장되어보이던 그의 신랑 - 그 둘을 보면서 그다지 부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마냥 마음이 즐겁지만은 않았다. '세월이 느껴져서' 였을까. 이제 마냥 어린아이처럼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을까. (그런 와중에도 내일,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날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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