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사진 속, 세살쯤 됐을까, 샛노란색 스웨터를 입은 내가 웃고 있다. 또 어떤 사진에는 돌쯤 되어보이는 내가 청록색 조끼를 입고 커다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 엄마가 떠 주신 옷이다. 한 달 가까이 중단했던 아기옷을 다시 뜨고 있다. 다홍색 멜빵 블루머를 입은 아이를 상상해본다. 이 옷을 입고 돌 사진을 찍게 될지도 모른다.우리 동네의 벚꽃 길을, 단풍나무 아래를 함께 걸을수도 있겠지. 나보다 훨씬 젊었던 우리 엄마도 이런 상상을 하며 스웨터를, 조끼를 떴을까. 슬픈 생각이 아닌데도 그냥 눈물이 나온다. 아이를 키우면서 이런 순간들을 얼마나 숱하게 맞으려나.
엄마가 식당을 처음으로 개업하시던 날이 기억난다. 수능을 3개월쯤 앞둔 초가을이었을 거다. 학교가 있는 강서구에서 엄마 가게가 있는 강남구까지 와서는, 손님으로 복작거리던 가게 한켠(도 아닌 실은 가게 밖 테이블)에서 정신없이 후루룩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던 기억.이듬해 여름, 우리 가족은 가게 바로 옆의 아파트로 이사했고, 지금껏 그 동네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손으로 꼽아보니 장장 15년. 칼국수에서 시작해, 고기집으로 간판을 바꾼 엄마 가게는 그 동네에서 유일하게 10년이상 주인도, 간판도 바뀌지 않은 식당이라고 한다.(물론, 간판 리모델링은 했다.ㅋ) 가족들과 함께 고기를 먹으러 오던 꼬마가, 다 자라 외국으로 유학을 간 후에도 한국으로 돌아오는 방학 때면 늘 엄마 가게에 한번은 온다..
연휴 첫날, 새벽 4시가 거의 다 되어 집에 들어와 한참 있다가 잠들었는데도 평소와 다르게 아침에 일찍 눈이 떠졌다. 아침부터 동생이랑 몇가지 전을 부치고, 엄마한테 요리를 배웠다. 명절 때마다 차례상에 올릴 음식 외에 손님(그래봤자, 작은집 식구들과 할머니 뿐이지만)맞이할 음식들을 몇가지 준비하신다. 올해 추석 음식은 몇가지 이유로, 평소보다 가짓수도 줄이고 양도 조금만. 3년 전쯤부터 명절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갈비찜은 올해에도 추석 식탁에 올랐다. 갈비찜 만드는 과정은 못 봤고, 아래 두가지를 배웠다. 닭개장 끓이는 법닭을 삶아서 살코기를 찢고거기에 각종 야채(파, 숙주/콩나물, 양파, 마늘, 고사리 등)와 양념(고추가루, 후추가루, 간장, 참기름)을 넣고 버무린다.이걸 닭 삶은 물에 넣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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