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주전부터는 제법 임산부 테가 나기 시작했다. 지난주는 임신 21주차였다. 한달만에 산부인과 진료를 받으러 가던 날. 진료 전에 정밀 초음파 검사가 예약되어있었다. 여느 때처럼 초음파실 베드에 누워 남편과 함께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초음파를 보던 테크니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알 수 있었다. 화면에 보이는 아이는 전혀 움직임이 없었다. 심장도 뛰지 않았다. 당황한듯한 테크니션은 밖으로 나가더니 다른 직원을 불러왔다. 20주 안팎이면 태동을 느끼기 시작할 시기다. 아직 태동이 없어서 혹시 무슨 문제가 생긴것은 아닌가 조금 걱정되긴 했지만 태동을 느끼는 시기는 개인차가 있어서 괜한 걱정이려니 했다. 하지만 태동이 없었던 건 아이가 정말 움직이지 않아서, 살아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무슨 일이 ..
며칠전, 아이에게 읽어줄 첫 동화책으로 을 샀다. 어젯밤, 짝꿍이 내 다리를 주물러주는 동안 나는 드디어 을 새싹이에게 소리내어 읽어주었다. (잘 듣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 초등교사이자 두 아이 엄마인 친구가 '강아지똥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난다'라고 하길래, 나는 '뭐 그 정도까지는...'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강아지똥이 민들레를 와락 껴안는 장면에서 그만.. 눈물이 나 소리내어 읽기를 잠시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얼굴에 마스크팩을 붙인 채 누워서 울먹이는 나를 보며 짝꿍은 빵 터지고..ㅎㅎ
오늘은 12주차 마지막날. 이제 13주차에 접어든다. 병원에 다녀왔다.새싹이의 모습을 좀 더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 5주전엔 움직이는지 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작은 젤리곰 모양일 뿐이었는데오늘은 머리와 몸, 팔과 다리, 귀가 보였고무엇보다도 몸을 조금씩 움직이고 있어서 신기했다.키도 5주사이 4배 정도 자라 6cm 정도. 상상해보면 내 손바닥 위에 올려놓으면 딱 좋은 사이즈인데;그 쪼그만 녀석 머리엔 이미 뇌실 구조도 보이고, 처음 심장 소리를 듣던 날 그냥 반짝거리는 점일 뿐이던 심장은 (정확히 2심방 2심실인지는 보이지 않았으나) 격벽이 생겨 제법 사람 심장 같아 보였다. 이제 제법 '작은 사람' 같은 새싹이를 보니, 어서 보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눈이 크고 코도 오똑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
토요일. 시댁에 가서 점심을 먹으며 어머니께 임신 사실을 말씀드렸다. 역시, 예상했던대로 물개박수 치시며 좋아하셨다. ㅋㅋ 점심을 먹고, 천천히 걸어 돌아오다가 커피와 케잌이 땡겨 카페에 앉았다. 벚꽃이 활짝 피었다. 탈 없이 아이가 자라 태어난다면, 아마 내년 이맘때쯤 아이와 함께 벚꽃을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모습을 상상하니, 그렇게 나와 남편의 인생에 새로운 풍경이 펼쳐질 거라는 사실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 때 바라보는 벚꽃은 지금 바라보는 벚꽃과는 다르겠지. 이런 말을 하니 남편도 뭔가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 벚꽃 구경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씨지만, 실은 오늘 미세먼지 농도가 꽤 높다. '보통' 수준이지만 실은 '나쁨' 기준에 가까운 보통 수준이다. 우리 집에서 보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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