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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inary scene

통합진보당 해산에 대한 단상

갈매나무 2014. 12. 22. 22:52


어제밤, 잠이 오지 않아 끄적였던 글. 

여기에 옮겨둔다. 


1
많은 사람들이 통합진보당 해산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힌다.
또 그 중 많은 사람들이 '나는 통합진보당을 지지하지 않지만'이라고 시작한다.
그 이유에 대해, 종북 낙인에 대한 스스로의 검열이라고 분석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보다는, 당 내부의 노선/계파간 갈등과 배타성이 외부로 드러났던 일들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중엔 실제로 그걸 겪은 이들도 있을테고. 나 역시도, 글로 쓰진 않았지만 누군가에게 그런 식으로 의견을 밝힌적이 있어 돌이켜보니, 나는 두가지 모두인것 같다. 낙인이라는게 무섭다는 걸 느끼는 한편(전자), 오랫동안 당적을 지키다가 결국 탈당한 이유는 후자이기도 하다.


2
어쨌건, 나도 헌재의 판결 이후, 허탈감을 느낀다.
누군가 말했듯 헌법재판소가 해산시킨 것은 그저 한 정당이 아니라 십여년동안 차근차근 쌓아온 진보정치의 역사이므로. 차근차근 쌓아온 성과가 한순간 와르르 무너진 느낌이지만, 사실 그와 좀 다른 의미에서는 지난 선거 이후 무언가 이미 무너져있다는 느낌이 줄곧 들었었다. 헌재의 판결로 한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것에 동의하나, 그와는 별개로 한국의 진보정치 자체가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할만큼 혁신이 필요한 때가 아니었을까. 그런 점에서, 지금은 희망을 버릴 때가 아니라 큰 그림을 다시 그려야하는 때가 아닌가 싶다.


3
잠이 안와서 끄적끄적.
이번일로 정말로 잠 못 이루고 있을 분들께는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드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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