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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른두번째 생일이다.
바로 어제까지가 휴가였던 고로, 당직을 서야 하는 오늘,
아침에 일찍 일어나 엄마가 끓여주신 미역국을 간신히 얻어먹고 병원으로 와 하루를 보내고 있다.
생각해보면 어릴 때는 어서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고등학교 때부터는 왠지 모르게 나이든다는 건 뭔가 잃어간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래도 20대에는 한살한살 나이를 먹으면서 내가 성장한다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샌가부터는 나이를 숫자로만 먹어간다는 느낌이다. 10대, 20대 때 상상했던 서른살 너머의 삶은 지금과 같은 것은 아니었으리라. 서른 살이 넘으면 훨신 넓고 깊어진 내 모습을 기대했었는데. 물론 그렇다고 20대로 돌아가고 싶은 건 아닌데, 난 언제부턴가 방향을 잃어버린것 같다.
올해 마흔인 어느 선배가 그랬다. 20대, 30대 때보다 마흔살인 지금이 훨씬 더 좋다고.
나도 마흔살이 되었을 때 그럴 수 있을까.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설사 지금보다 그 때가 더 좋지 않더라도, 그렇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만큼 나를, 내 삶을 긍정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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