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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inary scene

다행이다

갈매나무 2012. 3. 17. 18:52

어느덧 3월이 절반이나 지났다.
올해를 시작하며 다짐했던 것들이 벌써 가물가물해지려고 해서 떠올리려는 노력을 조금이나마 해야한다-_-
작심삼일이라더니, 3일마다 한번씩 다짐을 업그레이드해야할 판이다.

이러한 상황이니, 요즘 나를 가장 심란하게하는 기저의 한가지 생각-뭔가 더욱 창의적이거나 발전적인 고민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그런 고민도, 대강의 밑그림도 없이 때마다 닥친 일들을 해치우며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달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사람들이 늘 내 주변에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고 감사한 일이다.
어떤 새로운 집단의 일원이 되기 전에 가장 걱정스러운 점은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건데,
돌이켜보면, 늘 어디서건 좋은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고 그들에게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어려움을 이겨낼 힘도 얻을 수 있었다. 

처음 전공의가 되었을 때 김OO 교수님이 그러셨다. 책에서 배우는 것도 무척 중요하지만 우리 과는 다른 어떤 과보다도 '사람'에게서 배우는 것이 많다고. 물론 그 때도 공감했지만 1년이 지나고보니 더욱 그렇다. 
직업환경의학계엔 참 좋은 선생님들이 많다. (물론 참 별로인 사람들도 더러 있지만. 뭐 그 정도는 어느 집단에나.) 
여기서 좋다는 건, 의사,학자 또는 활동가로서의 모습을 본받고 싶다는 의미다. 
살짝 과장하자면, '좋은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되려고 노력한다면 내가 좀 더 '괜찮은 사람''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살짝 과장되었다고는 해도 사실 지금으로서는 '어느 정도는 참'이라고 생각한다) 
그 뿐만 아니라 그런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가까이 접촉하며 지내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진보넷 아이디 만든지 거의 10년만에 발붙일 곳도 생기고 말이지.ㅎㅎ)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오늘 워크샵갔다가 병원으로 오는 길에 새삼 그런 생각이 들었다. 

특히, 가장 가까이에서 이런저런 고민을 함께 나누고 있고, 스스로 채찍질을 하게끔 자극을 주는 
동기 최선생님에게 늘 고마운 마음이다. 
난 정말 인복(人福 )이 있나봐, 으하하. -> 이런 생각을 하게 하는 사람들 중 한 명. 


**


오랜만에, 미국에 계신 김OO교수님께 메일을 보냈다. 작년 봄에 가신 후에 종종 메일 보냈었는데 이번엔 몇달만에.
메일을 보내자마자 지금쯤은 학회 때문에 칸쿤에 계시겠다는 걸 생각해냈는데, 몇 시간만에 답장이 왔다.
특별한 내용은 없었는데, 왜 괜히 눈물이 나지... 난데없이. 
의국에서 혼자 구석 자리에 앉아서 울고 있는 내 모습이 처량하다, 참.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나 요즘 더 심란한가보다. 안 그런 척 하다보면 나아질것 같아 이러고는 있지만, 실은 한풀 꺾인 느낌이랄까...
힘을 내야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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