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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수차례 바뀌었던 나의 장래희망 리스트에는 영화감독도 있었다.
영화에 대해 특별히 관심이 많은 건 아니었다. 한때 영화감독을 꿈꾸었던 이유는 '폼나니까'가 아니었을까. 
영화보는걸 싫어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만은, 나는 그 때나 지금이나 영화보는 것을 좋아한다.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내 장래희망은 의사로 완전 고정되었지만, 영화에 대한 관심은 여전해서 또래들은 좀처럼 보지 않는 영화 월간지를 사서 보기도 했고 (제목이 기억이 안난다. 꽤 어려웠는데, 무슨 말인지 잘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사서 읽었다ㅋ), 심야 라디오 영화음악 프로그램을 즐겨들었다.

지금은 새벽 2시부터 1시간동안 방송되는 M본부의 '이주연의 영화음악'.
오랜 세월동안 진행자가 바뀌어왔는데, 내가 기억하는 건, 배영음(배유정의 영화음악), 홍영음(홍은철의 영화음악) 시절이다. 영화음악 프로그램을 들으며 테잎에 음악을 녹음하는 것은 내 즐거움 중의 하나였다. 공테이프를 사다가 관심있는 영화음악이 나올 떄마다 녹음버튼을 눌렀다. 버튼을 누르는 타이밍이 중요했는데, 너무 늦게 누르면 전주가 이미 시작되고 나서 녹음이 되고, 너무 빨리 누르면 아나운서 멘트나 광고가 섞이기도 하기 때문이었다. 또 녹음이 시작되면 카세트를 고정시켜야했다. 카세트를 잘못 움직였다간 노이즈가 나오기 마련이니까.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나의 영화음악 콜렉션이 7~8개쯤 있었다. 녹음된 음악의 List도 직접 손으로 써서 껴놓았었는데...
꽤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었는데 카세트 테이프 자체가 귀해지면서 하나둘씩 없어져버렸고 지금은 아예 하나도 없다. 하하하...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런 심야 프로를 들으며 녹음에 온 정신을 집중하며 에너지를 쏟은 것이 내 키가 안 큰 이유 중 하나일지도...-_-)
그 때 내가 좋아했던 음악들은, 왕가위 감독 영화의 음악, Ennio Morricone의 음악 정도. 그 외에는 <파리넬리>의
'울게하소서', <은행나무 침대>의 main theme 등이 기억에 남는다.

영화 <Arizona dream>은 에밀 쿠스트리차(Emir Kusturica)라는 감독의 영화라는 것과 조니 뎁이 나온다는 것 외에는 아는 게 없었고 관심도 없었지만, 영화 포스터가 예뻐서 고등학교 정석책(수2정석이던가?) 비닐표지에 끼워뒀었다. 감독 이름이 에밀 쿠스트리차, 라고 하니, 왠지 머나먼 중남미 어느 나라의 감독일거라는 근거없는 느낌과, 그라데이션된 예쁜 하늘, 선인장, 물고기 그림이 있는 몽환적인 포스터의 이미지가 어우러져 매우 신비한 영화일거라고 짐작했었다. 그렇지만 영화를 찾아볼 정도는 아니었고, 이 영화의 음악에 대해서도 역시 기억나는게 없는데, OST 중 'Old home movie'를 올해 처음 라디오에서 듣게 되었다. 역시나 이 영화에 대한 나의 짐작에 부합하는 그런 분위기...ㅋ 좋다. 정말 좋다. (요가할 때 배경음악으로도 좋을듯!ㅎㅎ)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은 사라예보 출신의 유고슬라비아인이다.^^ 이 감독의 영화가 지루하거나 어렵다는 얘기를 몇 번 들은 기억이 있지만, 반면 이 감독의 영화를 모두 챙겨볼 정도의 매니아들도 그에 못지 않게 몇 번 봤다. 요즘 들어 나도 좀 보고싶어진다는... <Arizona dream>이나 <Underground> 정도.)




네이버 영화 : 영화 <Arizona dream>
Wikipedia : Emir Kustu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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