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사람의 자살 소식을 접했다.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라고 인사를 주고받는 이 크리스마스에, 누군가는 절망 속에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요 며칠새 몇번째인지... 어디 그 뿐이겠는가. 한국사회에서 자살로 사망하는 사람은 연간 1만5천여명. 자살로 신고되지 않는 경우까지 3배정도로 본다면 4만5천. WHO에서는, 실제로 자살시도하는 사람의 수를 자살로 인한 사망건수의 20배로 추정한다고한다. 고로, 우리나라에서 매년 약 90만명이 자살을 시도한다는 것. 최근 어느 정신과선생님에게 들은 이야기다. 미쳤다. 끔찍한 사회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하는걸까... 정권교체가 되었다한들, 희망을 가질수 있었던 걸까. 이래저래 우울한 연말이다.
비오는 날이 싫다. 바지도 젖고 신발도 잘 젖는데다가 우산을 들고 다녀야하는 한 손이 자유롭지 못하니까. 최근 들어 비오는 날이 조금 좋아진 유일한 한가지는, 내 방 창문에 타닥타닥 빗방울 튀는 소리를 들으며 따뜻한 커피를 마실수 있는 지금같은 오후의 시간. 어제 오후,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 오후, 나는 갑자기 우울해졌었다. 핸드폰을 고치고 서점에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충무 교차로 앞 횡단보도 앞에 서서 멍하니 흐린 하늘을 바라보았다. 소금기가 스민 습한 공기가 코끝에 느껴진다. 문득 2008년 6월 내가 이 곳에 서 있다는 사실이 낯설었다. - 참으로 오랜만에. 2008년 6월에 내가 이 곳에 서 있을 거라고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초점은 흐리고 표정이 없었다. 고등학교를 마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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