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해진 마음
“아이가 잘못된 것 같네요…”지난여름, 임신 21주 차에 접어들던 어느 날이었다. 아이가 얼마나 자랐을까 기대하며 초음파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 달 전 쉴 새 없이 움직이던 아이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화면을 보자마자 어떤 상황인지 단번에 알아챘지만, 임신을 종결해야 한다는 담당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전혀 실감이 나지 않았다. 너무나 뜻밖의 일이었다. 입원 준비를 하러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야 울음이 터져 나왔다. 예정일 무렵의 진통은 곧 아이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과 기쁨으로 얼마든지 견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예상대로라면 넉 달 후에나 겪게 될 일이었다. 만삭 때만큼 아프진 않을 거라고 들었지만, 그래도 이미 심장이 멈춰버린 아이를 보내기 위해 진통을 겪어야 하다니 무..
ordinary scene
2017. 11. 1.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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