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주차 중반부터 불안과 걱정이 계속되다가, 월요일엔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시간이 흘러 못갔고 화요일엔 담당선생님 휴진이었고, 결국 수요일에 무작정 병원에 갔다. 접수데스크 직원이 거의 1시간 가까이 대기해야될수도 있다고 말해줬다. 어차피 예약도 하지 않았고 한창 바쁠 시간대인것 같아 예상하고 있었다. 진료실 앞에서 정말 50분 정도 기다렸다. 책 읽느라 생각보다 시간은 빨리 갔지만. 진료실에 들어가 선생님과 잠깐 얘기를 나누고 초음파를 봤다. 아이는 내 걱정이 무색하게 팔다리를 꼬물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지난번보다 자라 키는 두 배가 되었고 심장도 170여회로 잘 뛰고 있었다. 쿵쾅쿵쾅.. 아이의 심장소리를 듣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선생님이 휴지를 건네주셨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
1 일단 엄마 뱃속을 빠져나와 첫 공기를 들이마시고 첫 울음을 터뜨리고 나면 그 이후의 일은 신기하게도 밥(젖)잘 먹고 잠 잘 자면, 나무가 쑥쑥 자라듯 아이들도 그렇게 다들 건강하게 자라나는 줄 알았는데 세상에. 내가 키 50cm, 체중 3kg에, 뇌는 물론 폐, 심장, 소화관이 각각 제 위치에 지극히 정상적인 상태로 태어나 지금껏 크게 아팠던 적 없이 비교적 건강하게 지금까지 살아왔다는 것이 새삼 놀라울 정도로, 아픈 아이들이 많다, 대학병원엔. 특히, 신생아중환자실에는 조그맣고 아픈 아기들이 많다. 태어날 때부터 소화관이 막힌 아기, 폐가 덜 만들어져서 나온 아이 등 - 물론 그런 아이들 대부분은 미숙아들이고.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알아보기도 전에 중환자실로 오고, 그 조그마한 가슴과 배를 째고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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