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즈음이 되면 훨씬 지혜로워져서 인생을 더 깊고 넓게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단지 그게 서른살이 되면 그렇다는게 아니라 무릇 나이들어간다는 것이란, 그런거라고. 그것이 얼마나 먼 이상에 불과한가를 특히나 해를 넘기려는 요즘 실감하고 있다. 그래서, 나이듦에 대해 좀 더 현실적으로 범위를 좁혀 생각해본다면, 타인과의 다름에 대해 더 너그러워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더 깊고 넓어지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난 여전히 너무 고집이 세고 뻣뻣하지 않은가. 10년전에도 스스로 단점이라고 여겼던 것들이 여전히 내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서 점점 더 뻣뻣해질것인가, 말랑말랑해지는 숙성과정으로 갈 것인가.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쉽지는 않겠지만, 변화해야겠다. 노력하겠다. 그렇다면 뭘 어떻게..
조원선의 보컬은 봄날 듣기에 딱 좋다. 왠지모르게 아련한 봄날의 기억을 살살 피어오르게 하는 느낌이다. 롤러코스터의 보컬 조원선의 솔로 앨범이 나왔다. 데뷔 16년인가 17년만에 낸 앨범이라는데. (생각보다 나이가 많군.) 아무튼 좋다. 밖엔 봄비가 내리고 있고, 조원선의 노래를 틀어놓고, 세탁기가 일주일치 빨래를 하고 있다. 그런데 봄날 듣기에 딱 좋은 이 가수의 음색이 나로 하여금 떠올리게 하는 몇 가지 기억 중 한가지는 재미있게도 2006년 봄의 기억이다. 부산으로 온지 얼마안되었던 그 때, 그 학기 중 단 두 번을 제외한 모든 토요일에 시험이 있었다. 금요일날 밤을 거의 새다시피하고 토요일 오전에 시험을 보고 집으로 오면 12시에서 1시쯤이었다. 신발을 벗고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침대에 누워도 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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