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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inary scene

6월

갈매나무 2011. 6. 7. 22:43

어느덧 6월 -

이따금씩 선생님들이 밖에 나가서 점심먹자고 하실 때 주섬주섬 햇빛구경하듯이
병원 앞 횡단보도를 건널 때,
살랑거리는 봄바람을 느꼈었다.
어느날엔가는 중환자실 창 너머로 벚꽃이 만개한걸 보았고
토요일 오후 윤중로의 빼곡한 사람들을 구경하려고 일부러 집에 가는 길에 지하철 대신 버스를 탔다.

그것도 잠시-

이젠 여름 냄새가 난다.
아직 일교차가 제법있어 저녁엔 반소매 차림으로 외출하기에는 서늘한 감이 있지만
코끝에 묻어나는건 풀 냄새 같기도 하고 나무 냄새같기도 한, 습습한 여름 냄새다.

1년차의 6월
이렇게 저녁시간에 짬내어 포스팅을 할 수 있는 1년차가 몇이나 될까
물론, 의국이 바로 이웃해있는 피부과 1년차 정도라면 그럴수 있을런지도...?

아무튼 이제 석달 이상 해오던 일에 꽤 익숙해진것 같은 느낌이고
우리 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느 정도(?)는 파악이 된 지금
사알짝 게을러지려고도 하는 그런 시기가 온 것 같다.
스스로 그런 느낌이 들 때면 첫 마음이 어땠나를 떠올려보곤하는데.
역시 아무리 원하던 바를 이룬다고 해도 (원하던 과에 들어왔다!)
그 이후에 펼쳐지는 일들 전부가 내가 원하던 바는 아닌것이다ㅋ
'아직은' 3개월간 병동에서 환자를 보아오던 일 이외에,
경험하거나 인지하게 되는 일들 대부분은 새롭고 신기한 것들이지만,
내키지 않아도 해야할 일들이 있고
의국원으로서, 1년차로서 꼭 해야만하는 일들이 있는거다.
이건 수련과정일뿐만 아니라 나의 '일터'이기도 하니까.

어제까지 요 2~3일간은 약간 마음이 늘어져있었다.
일요일 오전에 병원에 들어와 현충일을 보내고 월요일아침까지 2박3일간
평소에 없던 두통에, 무기력감에, 도통 휴일동안 해보려고 했던 것들  대부분을 놓쳤다.

그리고는 다시 오늘은 방긋-

이유는 모르겠다
간밤에 4시간 잤는데 별로 피곤하지도 않고
다시 착한 1년차, 묵묵히 열심히 하는 1년차가 되어야지,
하는 생각이 불끈.

지난 춘계학회를 떠올려본다.
우리 병원에서 열렸던지라 준비하느라 강연을 모두 듣진 못했지만,
어느 순간 내 선택이 (비록 이제 3개월밖에 안됐지만ㅋ) 최선이었다는 생각,
내가 되고 싶은 사람, 하고싶은 일을 찾아 방향을 '일단은' 잘 찾아왔다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
뿌듯했었다.

아 이렇게나 멋진 선생님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에 말이지...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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