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인가, 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어쩌다 보니 마무리 단계 작업이 내게 몰렸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분명히 나 혼자 하기에는 벅찬 작업이었다. 결국 그 일은 내게 떨어졌고 혼자서 마무리를 감당했다. 기한이 촉박하게 정해졌던 일이라, 아침에 출근해 새벽 2~3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며칠간 지속했다. 그 기간 동안, 집에 가서는 정말 최소한의 잠만 자고 다시 출근했다. 생애 처음으로(!) 식욕 저하를 겪으며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지냈다. 몸은 피곤했지만 밤늦게 누워도 쉬이 잠이 오지 않았다. 주말을 포함해 며칠간, 나는 '그 일'을 하는 것 외에는 다른 일을 전혀 할 수 없었다. 그 상황을 피해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도 있었다. 괴로운 나날들이었다. 내 마음을 살필 여유 따..
이미 두 달 전에 연말 분위기는 낼 대로 냈고 나름대로 새해를 맞아 몇 가지 다짐도 했건만, 이곳 병원에서 나는 여전히 2011년과 마찬가지로 전공의1년차. 3월이 되어야 비로소 새로운 열두달이 시작되는 셈이어서인지 아직 마음은2011년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다. 2011년, 내게 가장 중요한 일을 꼽으라면 직업환경의학과 전공의가 된 것이다. 이제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돌이켜보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에 헛웃음이 나오지만, 앞으로 길고 긴(?) 여정에서 제 역할을 찾고 그 몫을 다해내기 위해 아직 초보 의사인 내게 필요한 중요한 일들 중 하나는 노동보건 문제에 대한 관점을 올바르게 세워나가는 것. 노동보건 운동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의사로서 실천할 수 있는 조직을 찾아 한노보연의 일원이 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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