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서른두번째 생일이다. 바로 어제까지가 휴가였던 고로, 당직을 서야 하는 오늘, 아침에 일찍 일어나 엄마가 끓여주신 미역국을 간신히 얻어먹고 병원으로 와 하루를 보내고 있다. 생각해보면 어릴 때는 어서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고등학교 때부터는 왠지 모르게 나이든다는 건 뭔가 잃어간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래도 20대에는 한살한살 나이를 먹으면서 내가 성장한다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샌가부터는 나이를 숫자로만 먹어간다는 느낌이다. 10대, 20대 때 상상했던 서른살 너머의 삶은 지금과 같은 것은 아니었으리라. 서른 살이 넘으면 훨신 넓고 깊어진 내 모습을 기대했었는데. 물론 그렇다고 20대로 돌아가고 싶은 건 아닌데, 난 언제부턴가 방향을 잃어버린것 같다. 올해 마흔인 어느..
인간관계란 어때야만 한다는 이상에 근거해서 행동하지 않고 그냥 서로 사랑하고 가능한 최대한 진실하게 살 수 있기를. 거짓말 같은 건 전혀 하지 않고서. 앉아서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며 마음속 생각을 자유로이 말할 수 있기를. 자기의 이해에 따라 상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관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단지 누군가가 18년 전이나 혹은 과거의 어느 때 서약을 했다는 이유로 나와 함께 머무는 건 싫다. 원하기 때문에, 사랑하기 때문에, 나와 함께하는 것이 그에게 가장 절실히 필요하다는 믿음 때문에, 바로 그런 이유로 내 곁에 머물러야 한다. 깨어서 의식하는 삶, 그야말로 내가 진정으로 열망하는 삶이다. - 에단 호크, 중
2013년 2월 7일. 고레파니의 롯지에서 묵었던 방 창문으로 멀리 보이는 안나푸르나 남봉(Annapurna South). 그 전날 아침엔 온통 뿌옇게 흐려서 봉우리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는데. 이날 아침을 먹고 짐을 싸면서 창밖 너머 저 봉우리를 자꾸만 쳐다보았던 기억이 난다.ㅎㅎ 겨울휴가를 집에서 보내고 있자니 자꾸 생각이 나네... 그립다. 내년엔 꼭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에 갈테다.(아.. 다른 네팔 여행 사진들은 어디에 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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